▲ 한화 이글스 내야수 송광민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내야수 송광민이 앞으로 2년간 실력을 증명해야 할 일만 남았다.

한화는 27일 오전 송광민과 FA 계약 소식을 전했다. 송광민의 계약 규모는 기간 2년에 총액 16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2억5000만 원, 옵션 연 4억 원)이다. 대졸로 2006년 한화에 입단한 송광민은 사실상 평생 한화 맨을 택했다.

눈에 띄는 것은 계약 내용이다. 총액 16억 원 중 송광민의 보장액은 계약금과 연봉을 합한 8억 원 뿐이다. 나머지 8억 원은 연간 옵션으로 채워야 한다. FA 계약에서 연봉과 옵션이 비슷한 수준인 경우는 이따금 있었지만 옵션이 연봉을 훌쩍 뒤어넘는 것은 유례 없는 일이다.

그러나 송광민처럼 옵션이 계약 규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이제 낯선 일은 아니다. 21일 KT에 잔류한 박경수도 3년 총액 26억 원에 계약했는데, 연봉이 4억 원, 옵션은 연 2억 원이다. 베테랑 FA 계약에서 옵션은 이제 기본 조항이 됐다. 베테랑들이 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실력을 보이라는 구단들의 의지다.

베테랑뿐만 아니라 유일한 1990년대생 FA 신청자였던 김상수도 25일 삼성과 FA 계약을 맺으며 연봉 2억5000만 원, 옵션 연 1억5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구단들의 이해타산을 따지는 주판알은 이제 베테랑을 넘어 유망주 티를 벗은 선수라면 누구에게든 냉철하게 굴러가고 있다.

선수들이 구단들의 평가를 뒤집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실력이다. 옵션을 꾸준히 달성한다면 자신의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송광민, 박용택, 박경수, 김상수 등 최근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에 이어 앞으로 계약을 남겨 놓고 있는 선수들 역시 옵션 비중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 계약들이 올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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