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오타니가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만 보고도 단번에 특별한 선수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고지마가 가장 놀란 점은 오타니의 야구 실력이 아니었다.
"어떤 종목에서도 금메달 수준이었다. 축구를 했으면 190cm 넘는 공격수로 세계를 누볐을 거다. 농구 선수였다면 NBA에 갔을 수 있다. 단거리 100m를 뛰었다면 아마 일본인 최초로 10초 벽을 넘지 않았을까."
고지마는 오타니를 '일본 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미국과 다른 일본의 환경을 안타까워했다.
"불행하게도 일본에서는 한 가지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 미국이었다면? 클레이튼 커쇼(다저스)도 고 로이 할러데이도 유명한 농구선수였다. 애런 저지(양키스)는 야구와 농구는 물론 미식축구에서도 청소년 대표였다. 오타니도 그 수준이라고 본다."
결과야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오타니는 적어도 야구에서는 톱 클래스 운동 능력을 입증했다. 투수로 160km 넘는 공을 쉽게 던지고, 타자로는 돔구장 지붕을 직격하는 초강력 타구를 펑펑 날릴 수 있다.
지난해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투타 겸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미국 언론조차 지금은 오타니의 도전을 기대한다. 오타니를 따라 투수도 타자도 다 해보겠다는 현직 메이저리거가 생겼고, 마이너리그에서 체계적으로 실험에 들어간 팀도 있다. 선수 한 명이 리그를 흔들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