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가까이 베일에 가려졌던 권아솔 상대가 결정됐다. 만수르 바르나위(26, 프랑스)가 11억 원을 거머쥘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바르나위는 2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52 굽네몰 메인이벤트에서 샤밀 자브로프(34, 러시아)를 3라운드 40초 플라잉니 KO로 꺾었다.
토너먼트 정상에 오른 바르나위는 오는 5월 18일 제주에서 열리는 로드FC 100만 달러 라이트급 토너먼트 최종전에 나선다. 기원빈과 김창현, 난딘에르덴, 시모이시 고타에 이어 '하빕 사촌형'까지 눕히며 기량을 증명했다.
권아솔에게 불편한 적수가 될 확률이 높다. 레슬링에 특화된 자브로프보다 더 까다로운 파이팅 스타일을 지녔다는 평이다.
우선 공격 무기가 다양하다. 183cm에 이르는 큰 키와 긴 리치를 활용한 타격이 준수하다. 여기에 그라운드 상황에서 상대 탭을 받아내는 서브미션 능력까지 갖췄다.
로드FC에서 치른 첫 4경기 가운데 3경기를 1라운드 초크로 잡았다. 허리 아래를 장악하기 전에 뻗는 주먹이 날카롭다.
원투 스트레이트와 니킥, 엘보가 툭툭 꽂힌다. 상대가 자연스레 수비 초점을 타격에 두도록 한다. 그래서 타격전 흐름을 예상하고 경기를 치르려던 적이 허를 찔리는 경우가 많았다.
권아솔은 터프한 타격가로 분류된다. 상대 태클 시도를 1차적으로 뿌리친 뒤 과감하게 전진 스텝을 밟아 주먹을 섞는 스타일이다.
스탠딩에서 맞불을 놓는데 능한 파이터보다 그래플러 타입과 싸웠을 때 더 빛을 발한다.
바르나위는 이 점에서 대조를 이룬다. 천적 노릇을 할 가능성이 있다. 타격과 '바닥 싸움' 모두 일가견이 있는 선수기 때문이다.
권아솔은 세간 예상에 고개를 저었다. 충분히 해볼 만한 선수라고 힘줘 말했다.
로드FC 52가 끝난 뒤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바르나위가 상성에서 더 나쁠 거라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장단점이 분명한 선수인데, 장점만 확실히 차단하면 오히려 더 쉽게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아솔은 2년 동안 '끝판왕' '최종 보스' 등으로 홍보를 이어왔다. 오는 5월 경기에서 무기력한 내용을 보이면 개인 명예는 물론 대회 권위까지 금이 갈 수 있다. 거친 입담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언동은 이벤트 흥행성을 크게 키우는 데 한몫했다. 그러나 그 바탕엔 격투가로서 실력이 단단히 자리잡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설득력을 얻는다.
권아솔이 승패를 떠나 빼어난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로드FC 입지가 훨씬 단단히 축조된다. 대중 반응도 비아냥에서 격려와 환호로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