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지난 23일 로드FC 052에서 사촌 형 샤밀 자브로프가 KO로 지는 장면을 케이지 옆에서 지켜봤다.
상대 만수르 바르나위의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경기 내용과 결과였다.
하빕은 24일 러시아로 돌아가기 전 가진 로드FC와 인터뷰에서 "샤밀은 거의 1년 동안 이 경기를 준비했다. 운이 조금 따랐지만 만수르는 분명히 강한 선수다. 타이틀전에 걸맞은 선수"라고 높게 평가했다.
샤밀은 레슬링으로 여러 번 만수르를 넘겨 상위 포지션을 차지했지만 오래 눌러 놓지 못했다. 타격에서는 크게 밀렸다. 긴 팔다리를 지닌 만수르의 펀치와 킥에 애를 먹었다.
3라운드 승패가 갈렸다. 만수르가 넥클린치에서 왼발 니킥을 차는 척하다가 뛰어올라 오른발 니킥을 차올린 것이 샤밀의 턱에 걸렸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예상치 못한 각도로 들어온 플라잉니를 맞은 샤밀은 바로 정신을 잃었다.

어렸을 때부터 샤밀과 자란 하빕은 사촌 형의 KO패에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1라운드는 비등했고 2라운드는 샤밀이 가져갔지만 3라운드에 경기가 끝나 버리고 말았다"며 "신의 뜻이 아니라면 이길 수 없는 게 아니겠나. 어쨌든 신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샤밀을 꺾은 만수르는 오는 5월 18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리는 로드FC 053에서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과 맞붙는다. 승자가 80만 달러 상금과 라이트급 타이틀을 가져간다.
하빕은 두 선수의 경기를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 1초도 고민 없이 답했다. "만수르가 이길 것이다. 행운을 빈다, 만수르. 네가 이길 것이다"고 예상했다.
하빕은 샤밀이 이번 패배를 딛고 로드FC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샤밀은 권아솔과 만수르의 경기에서 패배한 선수와 싸우면 좋을 것 같다. 8~9월쯤? 아무튼 샤밀을 러시아로 돌아가 건강을 회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물론 난 한국으로 돌아온다. 내 경기만 겹치지 않는다면 샤밀의 다음 경기에 꼭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재밌는 건 권아솔의 생각은 하빕과 정반대라는 사실이다. "만수르를 꺾고 하빕을 잡으러 가겠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