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 전경. 푸른 하늘은 다저스 팬들에게 늘 새로운 꿈과 희망을 선사한다. ⓒ LA(미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스포티비뉴스=LA(미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LA 다저스의 2019시즌 개막전 전날인 3월 28일(한국시간) 스포티비뉴스를 통해 'WS 삼수 LA다저스 96년 ML역사 도전'이라는 제목의 첫 기사를 내보냈다. ‘양지웅의 다저블루’라는 타이틀이 부담이 되고 기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든다.

그 기사 끝에 나에 대한 소개가 있다. 중학교 1학년 때 미국 LA로 이민을 왔고 대학 졸업 후 LA에서 기자로 일한 경력으로 이번 시즌부터 류현진과 메이저리그 소식을 스포티비뉴스를 통해 전한다는 내용이다.

자세한 개인 소개를 덛붙이진 않겠지만 기자생활 접은 지 꽤 됐다. 한 번 사표를 썼던 분야로 다시 컴백할 때는 대개 하고 있는 일이 안 풀리고 힘들 때다. 하지만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알바(?)는 절대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LA 다저스 우승을 눈앞에서 볼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믿었기 때문이다.

미국에 처음 와 어리버리하던 1988년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기억한다. 진짜 드라마틱한 우승이었고 커크 깁슨의 전설적인 홈런은 야구 역사에 남는 명장면이다.

그 뒤로 박찬호, 서재응, 최희섭 등 꽤 많은 한국선수들이 다저스를 거쳐갔다. 한국 팬들도 자랑스러워했던 것처럼 나 같은 LA 한인들에게는 더 큰 의미가 있었다. 당연히 다저스에 대한 애정이 커지면서 재키 로빈슨도 알게 됐다. 연고지 이유 말고도 여러가지로 좋아할 만한 팀이다.

그런데 우승을 못했다. 구단주도 수차례 바뀌고 어수선한 사정이 있었지만 정상급 선수 영입을 아낌없이 했고 전국구 스타급 감독도 있었는데 월드시리즈 우승을 1988년 이후 못했다. 그사이 밤비노의 저주도, 염소의 저주도 풀렸는데 다저스는 정상에 올라서지 못했다.

▲ 2017년에는 진짜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는 줄 알았다. 당시엔 순수한 다저스의 한 팬으로서 개인 SNS에 우승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담아 올리기도 했다.

9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 선발등판한 류현진은 2회 부상으로 교체됐다. 박찬호도 못한 개막전 후 3연승, 메이저리그 데뷔 후 100번째 경기 등판, 연속이닝 무볼넷 기록 행진 등 각종 의미가 부여됐던 이 경기에서 류현진은 스스로 왼쪽 사타구니 쪽 통증을 느껴 자진 강판했다.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했던 류현진이 갑자기 부상이라니….

이젠 3경기 연속 피홈런, 고질적인 부상, 시즌 후 FA 시장에 미칠 악영향 등등 다양한 해석들이 벌써 쏟아져 나온다. 류현진은 경기 후 “심각한 통증은 아니다. 작년에 아팠던 부위도 아니다. 작년처럼 참고 던지다가 부상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며 확대 해석에 대한 진화에 나섰다. 다저스의 로버츠 감독은 일단 10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올려 상태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했지만, 류현진은 바로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있을 만큼 현재로선 통증 자체는 경미하다고 밝혔다. 불행 중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다른 한편으로 아쉬운 점은 다저스는 이날 경기를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5회 역전에 성공하며 3-2로 이기고 있었는데 불펜의 필승조로 기대하며 영입한 조 켈리가 또 승리를 날렸다. 켈리에게 얼마나 더 많은 기회를 주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다저스는 이날 결국 4-3으로 역전패하면서 콜로라도 시리즈 싹쓸이로 이어간 5연승에 제동이 걸렸다.

영어로 ‘블루’는 애석하고 슬픈 기운을 뜻하기도 한다. 한국말로 “다져”라는 뜻도 별로 언급하기 싫다. 우승만을 바라며 한 경기에 웃고 우는 다저스 시즌이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개막 이후 에이스 노릇을 해오던 류현진의 부상 소식은 다저스 팬으로서는 뼈아프다. 클레이튼 커쇼를 비롯해 투수진에 부상자가 속출한 상황에서 누구보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 왔기에 더욱 아쉽다.

그러나 다저스 팬들은 곧 류현진이 복귀하고, 다저스가 올해만큼은 꼭 우승을 할 것이라 믿으며 다시 응원을 하고 있다. 이제 시즌 초반이다. 절망보다는 희망을 노래할 때다. 나 역시 다저스가 마지막으로 우승하던 해인 1988년 LA로 이민을 온 뒤 30년 넘게 다저스의 우승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류현진의 빠른 회복과 다저스의 비상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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