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가 4월 일정을 모두 소화한 가운데 조상우의 성적은 단연 돋보인다. 13경기에 나가 1승12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이닝당출루허용수(WHIP)가 0.95일 정도로 안정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13⅔이닝 동안 17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등 압도적인 구위를 뽐냈다. 15명의 기출루자 중 홈을 허용한 경우도 2번(.133)에 불과했다. 내용과 결과 모두 리그 최고 마무리라고 할 만하다.
예전부터 좋은 투수였지만, 더 좋은 투수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1년을 쉬면서 팔꿈치 수술 후유증을 완전히 털어냈다는 분석이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의 집계에 따르면 팔꿈치 수술을 받고 돌아온 2017년 조상우의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4.8㎞로 한창 좋을 때보다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무려 152.7㎞에 이른다.
변화구가 많지는 않지만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조합으로도 충분히 1이닝을 지워내고 있다. 그만큼 구위가 압도적이다.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배짱은 이미 증명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흥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MLB 구단에서 최근 조상우의 경기를 지켜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불펜투수로는 가장 뛰어난 활약과 MLB에서 통할 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에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이 관계자는 “MLB에 공이 빠른 선수들이 많지만 조상우도 평균 95마일의 패스트볼을 던지고 있다. 셋업맨으로서의 기본은 충족시키고 있는 셈”이라고 이유를 덧붙였다.
물론 포스팅이나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취득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관찰 정도의 수준이라는 의견이다. 조상우의 의중도 아직 확인된 것은 없다. 다만 이런 활약이 1~2년 계속 이어진다면 충분히 본국 보고서에 포함될 이름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 4월 30일 인천 SK전에는 내셔널리그의 한 스카우트가 경기장을 찾았고, 관찰 후보 중 하나로 조상우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은 전통적으로 선수의 포스팅시스템 입찰에 비교적 열린 자세를 유지해왔다. 만약 타이밍이 맞는다면 굳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는다. 조상우의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