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은 5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2-12로 대패했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경기였지만 출발점은 수비, 특히 포수의 실수에서 나왔다.
삼성 선발투수 헤일리는 경기가 시작되자 마자 흔들렸다.
1회말 선두 타자 이정후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김하성과 샌즈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어려움을 자초했다.
제구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스스로 주자를 쌓아 갔다.
다음 타자 박병호와 승부는 잘 풀어 갔다. 초구와 2구가 모두 파울이 되며 0-2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볼 카운트 2-2에서 높은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해 냈다.
하지만 여기서 실수가 나왔다. 삼성 선발 포수 김응민이 이 공을 뒤로 빠트리며 선취점을 내준 것이다.
너무나 쉽게 점수를 빼앗기며 맥이 풀릴 수 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흔들리던 헤일리가 더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투수가 흔들릴 때 가장 큰 힘이 되어 줘야 할 짝꿍은 바로 포수다. 어떤 공이든 처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 줄 때 투수는 다시 힘을 차릴 수 있다.
하지만 큰 산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순간의 볼을 김응민이 뒤로 흘려 버리며 많은 것을 잃게 됐다.
키움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더 거세게 헤일리를 몰아붙였다.
장영석의 잘 맞은 타구를 헤일리가 막아 봤지만 굴절되며 내야안타가 되는 사이 김하성이 홈을 밟았다.
이어 서건창의 좌전 안타 때 샌즈가 홈으로 들어오며 3점째가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임병욱의 몸에 맞는 볼에 이어 이지영이 중전 적시타를 치며 장영석과 서건창을 모두 불러들이며 5점째를 완성했다.
더 이상의 추가점은 없었지만 다음 이닝에도 다시 폭격이 이뤄졌다.
1사 후 김하성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샌즈가 볼넷을 얻어 다시 1, 2루로 찬스가 이어졌다.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첫 타석의 삼진을 만회하듯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고 김하성과 샌즈가 모두 홈을 밟으며 7-0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순간이었다.
삼성 주전 포수 강민호는 전날(4일) 경기에서 키움 안우진이 던진 공에 목덜미를 맞고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올 시즌 아직 공격력 부문에선 제 몫을 못해 주고 있는 강민호지만 수비에서도 역시 큰 몫을 차지하는 선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