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새로운 경기장 건설에 10억 파운드(한화 약 1조4천5백억 원)의 공사비를 쏟아부었던 토트넘 홋스퍼는 올 시즌 단 한 명의 영입도 없이 버텼다.
절묘하게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는 마지막 경기를 남겨 두고 4위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CL) 진출권 확보 가능성을 열어뒀다. 5위 아스널에 승점 3점과 골득실에서 8골이나 앞서 있어 정말 큰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CL 진출이 가능하다.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PL에서 6위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아스널과 승점 1점 차이라 마지막 경기에서 하기 나름이지만, 그래도 치욕적이다.
어쨌든 맨유는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체제에서 리빌딩을 외쳤다. 다수의 유명 선수 보강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성사된 것은 하나도 없다.
이를 두고 영국의 대중지 미러는 9일(한국시간) '솔샤르 감독이 여름 이적 시장에서 전략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즉 토트넘 모델을 따르겠다는 분석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영입했던 선수들로 조직력을 쌓아 한 시즌을 온전히 버틴 효과가 PL, CL에서 나오는 것을 따라가겠다는 자세다.
맨유는 올 시즌 시작 전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에서 프레드, FC포르투(포르투갈)에서 지오구 달로를 영입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솔샤르 감독이 대행 체제에서 정식 감독 체제로 변화가 생기는 특수한 상황도 있었다.
솔샤르 감독은 로멜루 루카쿠, 폴 포그바, 안데르 에레라 등 몸값이 높은 자원들의 이적을 승인하는 대신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시즌 중반 활용해 재미를 봤던 20대 초반의 타히스 총, 안드레아스 페라리아, 메이슨 그린우드를 과감하게 기용해 가격 대비 성능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미 이들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단기 훈련을 통해 솔샤르 감독과 호흡했고 CL 등에도 출전했던 기억이 있다. 과소비 없는 외부 영입에 젊은 피를 녹이는 솔샤르의 전략이 통하느냐가 흥밋거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