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런던(잉글랜드), 한재희 통신원] 케파 아리사발라가가 공을 막는 순간, 스탬포드 브릿지에는 환호성이 가득했다.
홈 팀 첼시와 원정 팀 프랑크푸르트가 첼시의 홈 경기장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한국 시간 10일 오전 4시에 UEFA 유로파 리그 준결승 2차전 경기를 치뤘다. 양 팀은 지난 2일 커머즈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1차전에서 서로 1점씩 넣으며 1:1로 비겼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원정 팀 프랑크푸르트 팬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경기 전 몸을 풀고 있는 선수들을 향해 시종일관 응원의 함성을 보내주었다. 경기장엔 일본 취재진도 많이 보였다. 일본의 국가대표 선수 하세베 마코토 선수가 프랑크푸르트에서 뛰고 있는 까닭이었다.
이후 경기가 시작되려 하자 홈팀 첼시 팬들 또한 팀의 에이스인 아자르의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며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경기 초반 10분경 첼시의 로프터스 치크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프랑크프루트의 오른쪽 풀백 다 코스타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자 반칙이 아니냐며 첼시 팬들 사이에서 처음으로 큰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이후 전반 14분에는 크게 넘어 온 크로스를 받은 다 코스타의 위협적인 슈팅이 있었는데 홈팀 팬들은 안도의 한숨을, 원정 팬들에게선 아쉬움의 탄성이 들려왔다. 20분에는 에데르송의 크로스를 지루가 각도가 없는 상태에서 감각적으로 갖다대보았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가 홈팀 팬들에겐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곧 28분 아자르의 공간으로 넣어준 스루 패스를 로프터스 치크가 침투해 파포스트 쪽으로 깔끔하게 밀어 넣으며 1-0 스코어를 만들었다. 홈 팀 팬들 사이에선 엄청난 박수와 환호성이, 어웨이 팬들에게선 일순간 침묵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전반전이 끝날때 까지 프랑크푸르트 팬들은 쉬지 않았다. 경기를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박수를 치며 자신들의 팀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오히려 이 순간만큼은 홈팀 첼시 팬들의 열기가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첼시 팬들은 위협적인 장면에서는 일순간 환호와 기대의 목소리가 크게 터져 나왔지만 대체적으로 차분하게 경기를 지켜봤다.
전반전이 끝난 후 드디어 프랑크푸르트 팬들의 응원이 멈췄다. 하프타임만큼은 홈팬들도 어웨이 팬들도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었다. 몇몇 첼시 팬들은 어플을 켜서 발렌시아와 아스날의 전반전 경기 결과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전이 시작하자 양 팀 팬들은 다시 자리로 돌아와 응원의 준비를 하였다.
원정 팬들의 응원이 환호성으로 바뀌기까지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가치노비치의 패스가 첼시의 수비진을 절묘하게 파고들었고 이를 요비치가 골로 만들어 냈다. 응원 열기에 더해 프랑크푸르트도 후반전에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첼시를 밀어 붙이는 모습이었다. 후반 13분 경 프랑크푸르트의 위협적인 공격이 계속 터져 나오자 몇몇 첼시 팬들 속에서 야유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경기가 치열하게 진행되자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첼시 팬들에게서도 팀 이름을 외치며 힘을 내라는 응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경기는 치열하게 흘러갔지만 대체적으로 홈팀 첼시가 원정 팀 프랑크푸르트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황한 첼시는 윌리안을 빼고 페드로를 투입하며 경기의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다. 그러나 이후 크리스텐센이 부상으로 빠지게 되면서 상황이 좋지만은 않았다.
이후 첼시는 교체 투입된 자파코스타의 유효슈팅이 트랍 키퍼에게 막히긴 했지만 살아나는 듯 보였다. 경기가 점점 치열해져 갔다. 양 팀 선수들에게서 반칙이 점점 많아졌고 팬들의 야유 또한 많아졌다. 첼시가 선수 교체를 했다. 선제골을 넣은 로프터스 치크를 빼고 로스 바클리를 투입했다. 홈팬들은 선제골을 넣은 치크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후반 막판으로 갈수록 경기 속도가 빨라졌고 양 팀들은 서로 젖먹던 힘까지 내는 듯 보였다. 이후 프랑크푸르트가 레비치를 빼고 할러를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으나 후반전은 이대로 끝이 났다. 연장 전반이 시작되고 바클리가 위협적인 돌파를 보여주고 페드로에게 패스를 보냈지만 코스티치의 태클에 차단되었다.
첼시의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후 지루가 빠지고 이과인을 투입하면서 그 분위기를 이어가려했다. 마코토의 치명적인 패스 실수가 첼시의 역습으로 이어졌지만 다시 마코토가 공격을 막아내면서 만회해냈다. 위험한 순간이었다. 프랑크푸르트의 역습이 나왔다. 코스티치가 하프라인 근처서 부터 돌파를 감행하였고 반대편의 할러에게 전달됐지만 제대로 임팩트되지 못해 다비드 루이스에게 차단되었다.
이후에도 양 팀은 계속 번갈아 가며 공방을 주고받았다. 연장 전반 마지막에 다 코스타의 코너킥을 할러가 골대 왼편으로 헤딩했으나 자파코스타가 이를 걷어냈다. 첼시 선수들, 팬들에게는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었다. 연장 전반은 이렇게 끝이 났다.
연장 후반전이 시작되었고 첼시는 에메르송의 슈팅이 트랍 키퍼에게 막히고 자파코스타의 슈팅이 골대 위로 스쳐지나가는 등 계속 공격을 주도해나갔지만 골 운은 없었다. 이후 아스필리쿠에타의 트랍 키퍼를 향한 챌린지가 성공하여 골이 인정되는 것 같았지만 결국 파울로 선언됐다. 한순간이지만 스탬포드 브릿지에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결국 양 팀은 연장전에서도 득점을 하지 못해 승부차기에 돌입하게 되었다.
첫 키커로 할러 선수가 나왔다. 할러 선수가 승부차기를 준비하자 홈팬들에게서 야유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할러는 가볍게 밀어넣었다. 첼시의 첫 키커는 바클리였다. 트랍 키퍼에게 방향이 읽힌 듯 했으나 워낙 구석으로 잘 차 성공하였다. 이후 프랑크푸르트의 요비치가 성공했으나 첼시의 아스필리쿠에타의 슈팅이 트랍 키퍼에게 막혔다. 원정 팬들은 환호하였다.
그러나 프랑크푸르트의 힌테르거의 승부차기가 케파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승부는 원점이 됐다. 희비가 다시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프랑크푸르트의 마지막 킥이 실패했다. 첼시의 마지막 키커로 아자르가 나왔다.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아자르는 침착하게 성공시켰고, 스탬포드 브릿지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