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C밀란의 전성기는 다시 올까 ⓒ AC밀란


[SPOTV NEWS=송영주 해설위원]이탈리아 세리에A의 명문 AC밀란이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그리고 위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밀란이 위기에 처한 이유는 무엇일까. 심각한 재정난에 따른 구단 매각설, 감독의 경험 부족과 특색 없는 전술, 감독과 선수들의 불화설, 또는 형편없는 경기력? 놀랍게도 이 모든 불안요소가 현재 밀란에서 노출된 문제들이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사면초가에 빠진 밀란에게 탈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재정 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심각한 재정난은 우승을 꿈꾸는 구단에겐 사형선고와 다름없다. 그만큼 현대 축구에서 투자는 전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전력 향상은 성적으로 연결되며, 그리고 성적은 다시 마케팅에서 효과를 발휘하곤 한다. 하지만 밀란의 경우는 말 그대로 돈이 없다. 밀란의 재정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구단주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변해왔다는 사실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그런데 베를루스코니 구단주가 성추문(미성년자 성매매)과 탈세를 비롯한 비리와 온갖 범죄로 정계에서 물러나면서 밀란에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하물며 베를루스코니 구단주는 이혼한 전처에게 천문학적인 위자료(평생 월 200만 유로 지급)를 지급해야 하는 처지이기도 하다. 

여기에 밀란은 지난 시즌 세리에A에서 8위를 기록,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함에 따라 재정난이 가속화됐다. 현재 구단 버스까지 매각할 정도. 이렇듯 재정적 위기에 처함에 따라 구단 매각설이 언론으로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베를루스코니 구단주는 즉각 "사실이 아님에도 밀란 매각에 대한 소문이 떠돌고 있다. 이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그럼에도 구단 매각설에 대해 일부 밀란 팬들이 지지했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일부 팬들은 베를루스코니 구단주 밑에서 밀란이 부활하기엔 무리가 있으며 중동이나 중국에서 투자가 있어야 밀란의 부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즉, 현 상황에선 밀란이 심각한 재정난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예상보다 더 심각한 부진?

문제는 밀란이 심각한 재정난 만큼 심각한 부진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밀란은 올 시즌 반환점을 돈 세리에A 20R 현재 6승 8무 6패를 기록, 10위에 위치하고 있다. 시즌 개막과 함께 2연승을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지만 롤러코스터 행보를 거쳐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5년 들어 사수올로와의 코파 이탈리아 16강전에서 승리했지만 리그에선 1무 3패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밀란이 1월에 리그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은 1941년 이후 7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당연지사. 그만큼 공수 전력이 흔들리고 있다. 공격은 유기적인 플레이가 되지 않아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수비는 상대의 빠른 공격에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공격을 책임지는 제레미 메네즈와 스테판 엘 샤라위, 알레시오 체르치 등은 연계 플레이보단 개인 플레이에 치중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 돌파가 아니면 단순한 크로스로 공격이 이루어지니 상대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는 것. 특히, 최전방을 책임지는 메네즈는 10골을 넣었지만 그 중에 5골이 페널티킥에 의한 골이고, 경기마다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중앙 수비를 책임지는 아딜 라미와 알렉스, 필립 멕세는 몸싸움과 대인 방어에 강하지만 상대 공격수와의 스피드 경쟁에서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이에 더해 필리포 인자기 감독은 4-3-3 포메이션 하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빠른 공격 축구를 구사하고자 노력하지만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제대로 자신의 축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몬톨리보를 비롯한 고참 선수들과 불화설이 대두되고, 라치오전 패배 이후 성적부진으로 인한 경질설이 탄력을 받으며 신뢰를 잃어가는 모습이다. 지금 상황이 이어진다면 인자기가 밀란의 지휘봉을 놓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경기력 향상?

역시 관건은 감독의 용병술과 전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밀란이 위기를 타파할 해결책은 당연하게도 베를루스코니 구단주를 바라보며 재정적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리기 보다는 그라운드 위에서 매 경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밀란은 선수 구성과 전력에서 여전히 저력이 있는 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선수 명단만 놓고 보면 '괜찮은데'라는 말이 나올 정도. 확실한 해결사나 에이스가 보이진 않고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이 많지만 아드리아노 갈리아리 부회장이 자유계약으로 선수 보강을 해 선수진이 나쁘지 않다. 따라서 궁극적인 목표인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는 세리에A의 3위 달성도 밀란에게 불가능한 임무라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이대로 흘러간다면 밀란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등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구단 경영진이 감독 교체를 고려한다는 소식은 지극히 당연한 처사다. 하지만 감독 교체만이 해답은 아닐 것이다. 선수들 스스로 변화와 투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올바른 정신력 그리고 심리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모든 면에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몬톨리보의 말은 밀란에게 있어 구단주 및 구단 경영진, 감독, 선수들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다. 즉각적으로 전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올바른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지난 시즌(8위)보다 더 낮은 순위로 올 시즌을 마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영상] 밀란 라치오전 득점 장면 ⓒ SPOTV NEWS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