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의 동반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롯데는 전반기 94경기를 34승58패2무(.370)라는 초라한 성적을 마쳤다. 전반기 최하위였다. 결국 양 감독과 이 단장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고, 그룹 고위층에서 이를 받아들이며 현장·프런트 모두 전격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다.
올 시즌만 두 번째 감독 자진사퇴다. 양 감독에 앞서 김기태 KIA 감독이 지난 5월 16일 자진사퇴하며 팀을 떠났다. 김 감독과 양 감독 모두 비교적 성공한 지도자 경력을 가지고 있다. 김 감독은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KIA와 함께 했다는 점에서 충격이 컸다. 양 감독도 부임한 지 반년밖에 안 됐다는 점에서 역시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성적 부진에 장사가 없었다.
당시 KIA는 팀 순위가 최하위까지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믿었던 베테랑들이 부진에 빠졌고, 이를 대체할 만한 묘수를 찾지 못한 끝에 표류했다. 결국 김 감독이 책임을 지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롯데도 다르지 않았다. 시즌 구상이 상당 부분 흐트러지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양 감독은 다양한 방법으로 활로를 찾아보려 애썼으나 효과가 크지 않았다. 버티지 못한 양 감독도 자진사퇴의 길을 택했다.
KIA와 롯데는 팀 연봉에서 리그 최상위를 다투는 팀이다. 최근 FA 시장에서 적잖은 돈을 썼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베테랑 의존도가 높았고, 세대교체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 문제가 올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결국 사령탑에는 압박으로 돌아왔다. 부진한 성적에 팬들은 당연히 감독에 비판 일변도였고, 성적 저하와 팀 분위기 저하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찾아왔다.
KIA는 박흥식 감독대행 체제 이후 승률이 5할을 웃돌며 나름의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여전히 포스트시즌과는 거리가 있다. 시즌이 끝난 뒤 박 감독대행을 비롯한 다양한 후보자들이 감독 후보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롯데도 일단 공필성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꾸린다. 롯데는 감독은 물론 새 단장까지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이 더 깊다. 아팠던 기억을 뒤로 하고 두 팀이 날아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