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안타왕 관심 없다. 오직 팀 우승만 생각한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키움)는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시즌 초반, 프로 입문 이후 첫 슬럼프를 겪으며 주춤하는 듯했으나 이내 제자리를 찾았다.

이정후의 전반기 성적은 타율 0.325에 125안타 5홈런 44타점. 타율이 지난해보다 떨어졌을 뿐 다른 공격 지표에선 모두 향상된 기록을 냈다. 늘 "어제보다 나은 내일"이 목표인 이정후에겐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전반기였다.

특히 안타 부문이 중요했다. 이정후는 안타왕 레이스에서 1위인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130개)와 5개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페르난데스가 97경기, 이정후가 94경기를 뛰면서 만든 기록이기 때문에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정후는 타이틀에 대해 무겁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의 머릿속은 다른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25일 훈련을 마치고 만난 이정후는 "후반기 목표는 아프지 않고 전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다. 타이틀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열심히 하다 보면 따라올 수는 있겠지만 타이틀을 목표로 뛰고 싶지 않다. 오직 더 많은 경기에 나가서 다치지 않고 내 몫을 해내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신인왕과 골든글러브를 이미 손에 쥔 선수다. 못 이룬 것이 있다면 아직 개인 타이틀이 없다는 점. 가시권에 있는 안타 부문에 욕심이 날 법도 하다.

그러나 이정후는 개인 타이틀에 대해선 별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 이정후. ⓒ한희재 기자
그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해진 것은 팀 우승을 이야기할 때였다.

이정후는 팀이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좋은 찬스가 온 것 같다는 평가에 대해 "팀원들도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이 갖춰졌다고 믿고 있다. 후반기에서 힘을 모아 꼭 정상에 서자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고 했다.

팬들에게 꼭 우승을 선물하고 싶다는 의지가 무척 강했다. 괜히 하는 말이 아닌 진심이 느껴졌다.

이정후는 "항상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올 시즌 기대가 크신 것 같은데 그 기대에 부응할수 있는 시즌을 만들겠다. 우승으로 팬들을 행복하게 해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키움은 전반기를 59승39패, 승패 마진 +20을 기록하며 마쳤다. 완전한 팀 구성이 아니었는데도 2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후반기엔 서건창 이승호 안우진 등 부상으로 빠져 있던 전력들이 돌아온다. 구성만 잘 짠다면 최강의 라인업을 만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선두 SK와 6.5경기 차나 나지만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다 해도 단기전을 충분히 꾸려가 볼 수 있는 공·수·주 전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이정후는 팀을 첫 우승으로 이끌며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이제 그 마지막 레이스가 시작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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