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대구,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가 후반기 첫 경기부터 아쉬운 패배를 안았다.
한화는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8-9로 역전패했다. 4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한화는 전반기부터 이어진 연패가 5경기로 늘었다. 삼성 투수 덱 맥과이어와 질긴 악연도 끊어내지 못했다.
넉넉하게 앞섰다고 생각했던 3회가 경기 흐름을 바꿨다. 4-0으로 앞선 3회말 선발 장민재가 이성곤, 김상수에게 2루타를 맞았다. 4-1로 앞선 무사 2루에서 박해민이 날린 큰 타구가 우익수 제라드 호잉 쪽으로 향했다. 호잉은 타구를 잡고 담장에 부딪히면서 공을 놓쳤다. 넘어진 호잉은 담장 문(원정 불펜 출입구)이 열리면서 중심을 잡지 못했다.
이 타구는 처음에 호잉의 직접 포구로 인한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판정됐지만 삼성 측의 비디오판독 요청 결과 호잉이 놓친 것으로 번복돼 1타점 2루타가 됐다. 한 감독은 비디오판독 후에도 흥분한 듯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들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비디오판독 후 항의는 자동 퇴장이라는 것을 한 감독이 모르지는 않았을 터. 퇴장을 불사한 한 감독의 항의는 호잉의 포구 때문만은 아니었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한 감독은 심판들이 비디오판독에 들어갈 때 호잉의 포구 판정과 더불어 수비 당시 담장 문이 열려 있었던 것에 대한 설명도 요구했는데, 심판들의 비디오판독 결과 설명 때 이 점이 빠졌다고 어필했다. 한 감독은 비디오판독을 준비하던 심판들에게 이야기를 건넨 뒤 기다리고 있다가 심판이 비디오판독 결과를 설명하자 다시 흥분해 그라운드로 뛰쳐 나왔다.
당시 담장 문이 열리면서 호잉이 다칠 뻔한 상황을 본 한 감독의 답답한 마음은 이해할 만하지만, 문제는 비디오판독 대상에 시설물로 인한 플레이 방해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 구장 관리 문제를 따지는 사후 조치가 있다 하더라도 당장 경기 중 비디오판독으로 한화에 유리해질 만한 '수'는 없었다. 한 감독은 감독 커리어 처음으로 퇴장을 겪었으나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사실 퇴장을 당할 상황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나와서 심판들에게 강하게 어필을 했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상황 외에도 패배 의식이 커져가는 팀 상황을 반전시켜보고 싶은 감독의 마음이 숨겨져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 감독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응원해주는 팬들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한 감독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항의했지만 그 과정과 결과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못했다.
스포티비뉴스=대구, 고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