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고척 NC전에서 마무리 보직 변경 이후 첫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기는 했다. 4-1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박석민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하지만 다음 날 경기에서 이를 극복하는 투구를 했다. 4-1로 앞선 9회초 다시 1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모창민을 병살타로 솎아 내며 승리를 지켰다. 마무 리투수로서 아주 좋은 경험을 한 셈이 됐다.
최근 2경기에서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오주원은 놀라운 구위를 보였다. 전임 마무리 조상우의 공백을 메우고도 남을 기록을 남겼다.
6월11일 첫 세이브를 따낸 뒤 계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갔다. 보직 변경 후 첫 실점이 24일 경기였다. 한 달을 훌쩍 넘긴 무실점 행진이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28일 NC전을 앞두고도 "우리 팀 마무리는 오주원"이라며 변함없는 믿음을 보였다.
오주원은 지난해 15홀드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6.19나 됐다. 올 시즌 성적은 1.91이다.
1년 사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장정석 키움 감독은 '볼끝'을 가장 중요한 변화로 꼽았다. 패스트볼의 구속이 오른 것은 아니지만 홈 플레이트 앞에서 무브먼트가 심해졌다는 것이다.
장 감독은 "컨디션이 아주 좋을 때에도 시속 140㎞정도가 최고 구속이다. 하지만 이전보다 볼 끝에 힘이 생겼다. 오주원이 지난 겨울 정말 열심히 준비했던 것이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체 훈련이나 웨이트트레이닝 등 공 끝에 힘을 실을 수 있는 많은 준비들을 했다. 그 결과가 올 시즌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주원의 패스트볼은 지난해보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해 오주원의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0.278였다. 하지만 올시즌엔 0.269로 떨어졌다. 더 낮은 피안타율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24일과 25일 경기 등판에서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며 수치가 올라갔다.
자신감을 갖게 되니 구사 비율도 늘어났다. 지난해 58.8%에서 올 시즌 62.9%로 4%포인트 가량 더 많이 던지고 있다.
구속 차이는 거의 없지만 패스트볼에 대한 자신감 회복은 오주원의 빠른 승부를 돕고 있다.
다양한 경험도 오주원에게 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발 필승조 추격조 마무리까지 투수가 해 볼 수 있는 모든 보직을 소화한 것이 어려운 순간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장 감독은 "오주원은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선발로 시즌을 소화한 적도 있고 불펜에서도 다양한 보직을 거쳤다. 그 경험이 어려운 순간을 풀어 나갈 수 있는 열쇠가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워낙 많은 경험을 하다 보니 중요한 순간에 대한 압박감도 잘 이겨 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수 본인의 노력과 그동안의 경험. 지금 마무리투수 오주원을 버티게 만들어 주는 두 버팀목이다. 워낙 단단하게 뿌리 박혀 있어 그리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상우 복귀로 언제든 다시 셋업맨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안정감까지 흔들리는 일은 일어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