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언론들은 3일(한국 시간)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양도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강정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계약이 만료된 피츠버그와 1년 30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방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 다른 팀에서 클레임을 걸고 그를 영입하지 않는다면 강정호는 자유 계약 신분으로 풀린다.
올 시즌 강정호는 65경기에 나와 10홈런 24타점 타율 0.16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강정호가 다시 야구 선수로서 커리어를 이어 가기 위한 가장 유력한 길은 KBO 리그로 복귀다. 강정호는 2014년 겨울 당시 넥센 히어로즈 소속으로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피츠버그와 계약했다. KBO 리그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보류권을 갖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해야 한다.

키움 관계자는 "아직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상황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단 차원에서 검토할 수 있는 점은 없다. 본인 의사를 먼저 확인한 뒤에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방향을 놓고 논의해 봐야 할 것"이라고 신중하게 말했다.
만에 하나 강정호가 키움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그가 빠진 사이 주전, 아니 국가 대표 급으로 성장한 김하성과 포지션이 겹칠 수 있다. 둘 다 유격수와 3루수를 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하성은 강정호와 경쟁 구도라는 인식 자체를 부인했다. 경쟁이 아니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하성은 "아직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성급하게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은 뒤 "만약 (강)정호 형이 복귀한다면 팀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것 아니겠는가. 경쟁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함께 팀을 위해 노력한다면 팀이나 개인에게나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하성의 냉철한 현실 인식과 각오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서로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대로 팀에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팀플레이어로서 김하성을 좀 더 돋보이게 만든다. 어느새 팀의 기둥으로 성장한 김하성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코멘트였다.
언제나 한결같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 김하성의 장점이다. 언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자신의 길을 지키면 된다는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강정호가 키움으로 돌아오는 길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키움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하성이라는 든든한 내야 지킴이가 있기 때문이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정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