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워낙 좋은 투수기도 한데, 공부를 정말 많이 한다. 경기 전에 진짜 공부를 많이 하고 연구도 많이 한다. 그러니까 잘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산 베어스 안방마님 박세혁(29)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32)이 리그 최고의 투수로 성장한 비결로 '공부'를 꼽았다.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상대 팀 타선도 철저히 공부해 공략법을 찾아낸다. 시즌 17승1패는 그냥 얻은 성적이 아니었다. 

린드블럼은 6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7이닝 4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00에서 1.90으로 낮췄다. 리그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다. 

평균자책점과 다승 부문은 물론이고 탈삼진(139), 승률(0.944) 등 투수 시상 기록 4개 부문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시상 기록은 아니지만 이닝(142)과 WHIP(0.94), 피안타율(0.213)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두산 타격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을 듣는 와중에 17승을 책임졌다. 린드블럼이 등판할 때는 타선도 폭발한다. 린드블럼은 경기당 득점지원 7.42로 팀 내 선발투수 가운데 1위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득점지원을 많이 받는 것도 결국은 린드블럼의 힘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타선이 안 터질 때는 점수를 안 주는 게 중요한데, 린드블럼은 초반에 점수를 주는 경기가 없다. 또 린드블럼이 버텨주니까 늦게라도 타선이 터지면서 이기는 경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린드블럼의 준비가 탄탄했기에 시즌 내내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린드블럼은 겨울부터 미국에서 투구 분석 장비인 랩소도를 개별적으로 사용하며 자신이 던질 수 있는 구종의 가치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장비는 시즌 때도 불펜 피칭할 때 활용하며 꾸준히 자기 공의 힘을 수치로 직접 확인했다. 

지난해부터 올 시즌 초반까지 비중 높게 활용했던 투심 패스트볼 대신 커터로 바꾼 것도 이런 분석의 결과다. 커터는 올해 린드블럼이 포심 패스트볼과 같은 비중으로 활용하고 있다. 커브와 포크볼,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그날 컨디션과 상대 타선에 따라 적절히 섞어 던지고 있다. 

볼 배합은 주로 린드블럼이 공부한 방향으로 가지만,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박세혁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박세혁은 "린드블럼도 잘 던질 때랑 차이가 있어서, 안 좋을 때는 '어떻게 가보자'는 의견을 내서 바꾸면 결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린드블럼은 "내가 던지는 성향을 파악해서 미리 이야기해 주고, 어떤 상황에서는 나를 이끌어주기도 한다. 박세혁은 내게 2번째 투수 코치 같은 존재"라고 마음을 표현했다. 

부단히 노력한 결과 리그 최고의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린드블럼은 그래도 덤덤하다. 그는 각종 기록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물론 꿈 같은 일이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일부러 그런 기록을 세우려고 하는 선수는 없다. 열심히 하면 결과는 따라오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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