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환. ⓒ한희재 기자
▲ 김재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이 길고 긴 슬럼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김재환은 10일 현재 타율 0.280 14홈런 80타점을 기록 중이다. 3할 타율이 무너진 것은 오래고 이젠 2할8푼마저 지켜 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10일 고척 키움전에서 멀티 히트를 치기는 했지만 기다렸던 장타는 나오지 않았다.  

홈런은 7월에 2개, 8월에 1개를 치는 데 그치고 있다. 김재환의 방망이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두산도 전체적인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다. 중심이 되어야 할 타자의 부진은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김재환은 지금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고 있다. 실체가 있다면 해법을 찾기도 쉽겠지만 잡히는 것이 아니기에 답을 찾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재환의 부진을 정신적인 면에서 찾았다. 공인구 반발력이 내려가며 장타력이 떨어졌고 그 문제를 만회하려다 보니 쓸데없는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타격은 몸통 회전을 통해 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타이밍을 맞추고 좋은 회전이 이뤄졌을 때 좋은 타구도 나오게 된다. 하지만 김재환은 지금 그걸 힘으로 이겨 내려 하고 있다. 더 강한 타구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보니 타격할 때 더 힘이 들어간다"며 "김재환은 원래 갖고 있던 스윙도 힘을 앞세우는 경향이 있었다. 공이 멀리 나가지 않으니 이 문제 때문에 좀 더 힘이 들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김재환에게 남은 경기는 36경기뿐이다. 거포의 마지막 기준인 20홈런이라도 달성하려면 남은 경기에서 6경기당 1개꼴은 홈런을 쳐야 한다.

올 시즌 같은 페이스라면 결코 쉽지 않은 목표다. 경기는 계속 이어지고 시간은 자꾸 흘러간다. 지난해 잠실 홈런왕이라는 타이틀로 MVP가 됐던 김재환이다.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김재환도 그런 내용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타구를 너무 강하게만 보내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단순히 홈런만이 아니다. 땅볼도 지난해까진 안타가 됐던 것이 올해는 잡히는 경우도 많다. 야수가 반 발 정도 덜 가도 타구를 잡을 수 있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리그의 대다수 타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영향이 김재환에게 더 크게 나타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재환의 지난해 장타율은 0.657나 됐다. 하지만 올 시즌엔 이 수치가 0.433로 떨어졌다.

보이지 않는 적은 계속 김재환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고 있다. 김재환이 이 승부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남은 시즌과 포스트시즌을 살펴볼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참고 자료 : 김재환을 상대하는 상대 팀의 전력 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김재환이 지금 얼마나 쫓기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전력분석팀의 동의를 얻어 A 팀의 김재환 공략법을 들여다봤다.

1. 외곽 상하단을 공략하라-당겨치려는 의식이 강해 좋은 타구가 안 나온다.

2.외곽 상단은 패스트볼, 하단은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로 승부하라. 마음이 급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외곽 볼에 쉽게 스윙이 나올 수 있다. 높은 직구엔 욕심이 있어서 스윙이 나오고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엔 쉽게 속을 수 있다.

3. 몸쪽 투구 시 상하단의 볼 존을 공략하라. 볼 카운트가 불리할 때 파울로 카운트를 벌 수 있는 존으로 몸 쪽이 형성돼 있다.

4. 유리한 카운트에서 패스트볼을 많이 노린다. 패스트볼로 볼 존을 공략하면 급한 마음에 스윙이 나오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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