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백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건일 기자] 10일 강백호는 우익수가 아닌 중견수로 출전했다. 중견수 출장은 지난해 데뷔하고 219경기 만에 처음. 2018년 좌익수(72경기)에 이어 올 시즌 우익수(49경기), 그리고 중견수까지 수비 기록에 넣었다.

이날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는 '중견수' 강백호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강백호는 1회부터 9회까지 수비하면서 뜬공 3개를 안정적으로 잡았다. 강백호는 경기가 끝나고 "긴장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그래도 나름 재미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강백호의 중견수 출전은 야구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강백호는 고등학교 3년 동안 외야로 나간 적도 없다. 게다가 고등학교 3학년 때 그의 포지션은 포수였다. 불과 1년 만에 포수 마스크를 벗고 외야 모든 포지션을 맡게 된 셈이다.

물론 지난해 MVP 김재환(두산)을 비롯해 최형우(KIA) 이성열(한화) 등 포수 출신 외야수는 여럿 있다. 이들은 모두 코너 외야수다. KBO리그에서 성공한 포수 출신 중견수는 이택근이 유일하다. 하지만 강백호는 프로에 오자마자 마스크를 벗고 외야로 나갔고 불과 2년도 안 돼 세 포지션을 모두 소화했다.

외야뿐만이 아니다. 강백호는 포수로서 능력도 높게 평가받는다. 지난 4월 연장 9회 포수로 포지션을 바꿔 1⅓이닝을 수비했다. 당시에도 강백호는 "재미있었다"고 배시시 웃었다.

타격은 프로 2년째를 맞이한 올 시즌 한 뼘 더 성장했다. 이날 두 번째 홈런이자 역전 결승 3점포가 백미였다. 안영명의 체인지업에 타이밍이 빼앗겼는데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 방망이를 돌려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냈다. 강백호는 "나도 모르게 나가다가 맞았다"고 했다.

강백호는 지난 6월 25일 손바닥 부상 이후 빠른 복귀를 위해 배트는 물론이고 그립까지 바꿨다. 프로 선수들의 공을 다시 눈으로 익혀야 했고 바뀐 자세에 적응까지 해야 했다. 그런데 이날 복귀 3번째 경기 만에 홈런 두 방을 몰아치더니 이 기간 동안 10타수 5안타로 타격 상승세다. 타율을 0.344로 끌어올리면서 타격 선두에 올라갔다.

강백호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프로 입단 첫해 오타니 쇼헤이(LA에인절스)처럼 투타 겸업 가능성이 제기됐고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시속 150km 강속구로 이를 증명했다. 1999년생으로 올해 나이 고작 20세.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날이 더 많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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