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 31세 동갑내기 친구 닉 디아즈와 조 실링

[SPOTV NEWS=이교덕 기자] "앤더슨 실바는 종합격투기 킥복싱에 능하다. 그러나 그를 연구할수록 프로 킥복싱 무대에선 완전히 널브러질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적어도 타격에서 그의 레벨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크리스 와이드먼 전에서 정신적으로 무너졌다. 그가 데미지가 없다는 듯 연기하며 경기한 이유다."

"실바의 훈련영상을 봤는데 좋아 보이지 않았다. 노인처럼 움직였다."

닉 디아즈(31, 미국)의 훈련을 도운 조 실링(31, 미국)은 지난 29일 미국 종합격투기 전문지 '블러디엘보우'와 인터뷰에서 거침없이 말했다. 그는 다음 달 1일 UFC 183에서 디아즈가 실바의 타격에 적절히 대응해 승리에 다가설 것이라고 장담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실링의 말은 절친 디아즈에 자신감을 주기 위한 일종의 립서비스일 수 있다. 실바는 종합격투기 사상 가장 위대한 타격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39전 33승 중 20승을 (T)KO로 따냈다. 그 중에선 리버스엘보우, 앞차기 등 독창적인 피니시도 있다. 가드를 내리고 위빙과 더킹만으로 주먹을 피하는 매트릭스 방어도 선보였다. 크리스 와이드먼에 2연패하고 1년 1개월 만에 갖는 복귀전이지만 '썩어도 준치'다. 이번 경기 배당률에서도 실바는 -450으로 차이가 큰 '탑독'이다. '언더독' 디아즈는 약 +350.(1월30일현재)

하지만 자신감의 이유는 분명했다. 실링은 디아즈가 세계 톱클래스 킥복서들과 스파링을 소화하면서 실바의 빈틈을 찾아냈을 것이라고 믿는다.

실링은 세계최대 킥복싱단체인 '글로리(GLORY)'의 미들급(85kg) 파이터다. 24전 17승 7패의 입식 전적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벨라토르(Bellator)에서 종합격투기 경기도 가졌다. 여기서 그라운드 적응에 도움을 준 것이 디아즈였다. 만 31세 동갑내기와 훈련캠프를 보낸 실링은 '폭행몬스터' 멜빈 멘호프를 2라운드에 KO시켰다.

이제 실링의 차례였다. 그는 특별한 선물로 보답했다. 디아즈의 훈련캠프에 일류 킥복서들을 합류시킨 것. 아르템 레빈(28, 러시아)은 91전 84승 1무 6패의 전적을 지닌 글로리 미들급 챔피언, 치디 은조쿠아니(26, 나이지리아)는 킥복싱 전적 14전 12승 1무 1패, 종합격투기 전적 17전 12승 4패 1무효를 기록하고 있는 웰터급 강자다.

실링은 "내가 데리고 온 킥복서들은 실바보다 뛰어난 파이터들이다. 레빈도 실바보다 낫고, 나도 실바보다 낫다. 은조쿠아니는 실바보다 좋은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며 뿌듯해 했다.

▲ 훈련 중인 치디 은조쿠아니, 조 실링, 닉 디아즈(왼쪽부터)

세 선수 모두 190cm의 장신으로 서서 싸우는 것에 도가 튼 전문가들. 이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타격에 디아즈는 적잖게 애를 먹었다. 실링은 "레빈은 완전히 다른 레벨이다. 디아즈는 그를 건드리지도 못했다. 디아즈에게 '넌 킥복싱 경기에서 레빈을 꺾어야 하는 게 아니라 경기날 실바를 꺾어야 한다'고 말해줬다. 디아즈에게 멘붕이 왔다고 할지라도 많은 걸 배웠을 것"이라고 했다.

은조쿠아니는 가상의 실바가 됐다. 실링은 "은조쿠아니는 캠프를 최상으로 마무리하는 데 완벽한 역할을 했다. 그는 실바처럼 움직였다. 둘은 비슷한 경기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면서 스파링을 통해 디아즈의 약점인 로킥 방어가 향상됐다고 귀띔했다. "디아즈가 은조쿠아니의 킥을 무릎으로 방어해서 은조쿠아니가 좀 다쳤다. 킥을 방어하고 카운터를 쳤는데, 참 좋은 공격이었다"고 흡족해 했다.

실링이 업셋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디아즈의 체력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느꼈기 때문이다. 자신도 기권할 뻔했다고 고백했다. "이번주에 이미 17마일(약 27km)은 달린 거 같다. 디아즈 기준으로 조금 뛰어볼까 하는 수준이 미친 속도로 6마일(약 10km)을 뛰는 것이었다. 그는 제정신이 아닌 거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어떤 날은 5분 9라운드를 테이크다운만 허용된 킥복싱룰로, 매 라운드 새로운 선수들과 스파링했다. 매일 그 정도의 훈련을 소화했다"고 감탄했다.

디아즈가 하도 뛰길래 장난을 쳤다가 호되게 당한 일화도 들려줬다. 밤에 스파링 훈련을 하고 새벽이 됐을 때 실링은 디아즈에 "지금은 뛰지 못하겠지?"라고 도발성 농담을 던졌는데, 디아즈는 곧바로 "가자, 친구"라고 답했다고 한다. 실링은 "우리는 새벽 3시에 헤드라이트를 머리에 두르고 5마일을 달렸다"고 웃으며 말했다.

디아즈는 난전에 강하다. 후반 진흙탕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곤 하는데, 강한 체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종합격투기 최고의 복서로 평가받는 디아즈는 다른 파이터들에 비해 로드웍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변의 시나리오가 나온다면 경기 후반일 확률이 높다. 조르주 생피에르도 디아즈가 후반으로 가면 승리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내다본다. "초반에는 실바가 강점을 가질 것이다. 그런데 디아즈가 4, 5라운드까지 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는 매우 끈질긴 파이터"라며 "디아즈는 경기 중에 계속 말을 한다. 내가 전에 보지 못한 다른 방식의 집중도를 보인다. 끊임없이 밀고 들어오기 때문에 압박감을 심하게 주고 상대의 에너지를 빼앗는 스타일이다. 경기 후반에는 상대하기 힘든 게 바로 디아즈다"고 평가했다.

실링은 심리적으로도 디아즈의 준비가 완벽하다고 밝혔다. MMA파이팅과 인터뷰에서 "'이럴 수가. 내가 역대 최고의 파이터와 싸우고 있다니'라고 생각하며 위축되는 파이터들이 있다"며 "그런데 디아즈는 실바를 '역대 최고의 위대한 파이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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