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화성, 박현철 기자] 투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아무리 빠른 공을 갖고 있더라도 스트라이크 존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다면 위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일정 수준의 스피드를 갖추고 있다면 웬만해서는 제구력이 좋은 투수를 선호한다. 넥센 히어로즈 4년차 우완 김동준(23)은 안정된 제구력으로 1군에서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키고자 겨우내 노력 중이다.

부경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2년 넥센에 입단한 김동준은 고교 1학년 시절부터 팀의 주축 투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팀 전력이 강한 편이 아니라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래도 185cm 90kg의 당당한 체구. 그리고 또래 고교 투수들과 비교했을 때 안정된 제구력을 갖춰 드래프트 9라운드 하위순번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신고선수로도 떨어지면서 프로 생활의 위기를 맞았던 김동준은 스피드를 끌어올리며 다시 정식선수 등록에 성공한 뒤 지난해 간절히 원했던 1군 무대 출장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김동준의 1군 성적은 5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00. 아쉬움이 있었으나 아직 젊은 투수인 만큼 다음 기회를 노려볼 만한 유망주다.

현재 김동준은 국내 잔류조로 포함되어 경기도 화성 히어로즈 베이스볼파크에서 겨우내 열심히 훈련 중으로 오는 2월 대만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김동준에 대해 “체격 조건이 좋은 데다 기본적으로 제구력이 좋은 투수라서 미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라며 호평했다.

지난해 첫 1군 출장 소감을 묻자 김동준은 “멋 모르고 던졌던 것 같아요.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아무래도 처음이다보니 많이 긴장했던 것 같습니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위 순번 입단, 신고 선수 전환 등 데뷔 후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프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김동준에게 신고 선수 전환과 정식 선수 재등록 당시에 대해 물어보았다.

“201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는 신고 선수였어요. 아무래도 정식 선수가 아닌 신고 선수 신분이다보니 방출에 대한 위험을 계속 마음 속에 품고 있었던 것 같아요. 류영수 코치님께서 힘드신데도 밤늦게까지 맹훈련을 이끌어주시고 다잡아 주신 덕분에 지난해 정식 선수 등록도 성공하고 또 1군 무대도 밟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프로 입단 시 김동준의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39~140km대였다. 그러나 부단한 노력으로 최고 구속이 147km까지 상승했고 높아진 스피드만큼 팀이 바라보는 김동준의 발전 가능성도 점차 올라갔다. 고교 시절 제구력이 좋은 투수였다는 외부의 평을 이야기하자 김동준의 어깨는 살짝 으쓱했다. 누구나 자신의 칭찬을 듣게 되면 기분이 좋은 본심은 숨길 수 없지 않은가.

“제 스스로도 제구력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느 대회였는지 기억은 확실히 나지 않는데 수원구장에서 안양 충훈고를 상대로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뒀던 적도 있습니다.” 1군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 선수를 움츠러들게 할 수도 있으나 김동준은 현실을 직시하고 후회 대신 더 큰 분발로 후위 주자의 역전을 노리고 있다.

“제가 상대적으로 못했기 때문에 1군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잔류조에 있는 현재를 탓하기보다 제가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확실한 준비를 갖춰놓고 팀이 원하는 모습을 만들어 놓는다면 당연히 1군 콜업의 기회가 있지 않을까요. 퓨처스팀에서 더 발전하고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1군 재진입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퓨처스리그 선수들의 그해 목표는 당연히 1군 진입이다. 그래서 김동준에게 한 시즌의 목표가 아닌 선수로서 궁극적인 목표를 물어보았다. 김동준은 자신의 장점을 더욱 특화해 프로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남기고자 했다.

“제구력이 좋은 투수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싶어요. 빠른 공을 던진다면 당연히 좋겠지만 팀과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낮은 제구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팀에 대한 공헌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은 선발, 중간계투 등 제가 어떤 보직을 맡고 싶다고 바랄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만 제대로 갈고 닦아 1군에서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께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1이닝이라도 깔끔하게 막고 차근차근 목표 이닝을 채워가는 투수가 되고 싶어요.” 

[사진] 김동준 ⓒ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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