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박현철 기자] “팀에도 감사했고 제가 후배들을 가르치면서도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요.”

바르게 자라는 소년의 느낌을 풍겼다. 선배들의 장점을 가능한 많이 얻고자 했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 1차 지명 우완 신인 남경호(19)가 현재보다 훨씬 빛나는 미래를 향해 달린다.

서울고 졸업 예정으로 지난해 두산의 1차 지명 신인으로 선택받은 남경호는 지난해 동기 최원태(넥센 1차지명)와 함께 서울고 에이스로 활약한 유망주다. 지난 시즌 남경호의 성적은 15경기 7승1패 평균자책점 1.86으로 빼어났다. 서울 지역 한 학교에서 같은 해 두 명의 1차 지명자를 배출하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인데 남경호의 지난해 활약상과 성적을 보면 확실히 그럴 만 했다. 2학년 때부터 이미 주력 투수로 활약한 최원태의 지난해 성적은 11경기 3승무패 평균자책점 2.61. 오히려 지난해 성적은 남경호가 더욱 좋았다.

최원태가 넥센 전지훈련 본대에 합류해 선발 후보군으로 훈련 중인 것과 달리 남경호는 현재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베어스파크에서 퓨처스 잔류조로 훈련 중이다. 오는 2월3일 퓨처스팀 대만 전지훈련을 떠나기는 해도 1군 본대가 아니라는 점은 아쉬울 법 하다. 그러나 남경호는 겸손한 자세로 자신의 현재를 자평했다.

“1군 선배들은 강한 체력을 갖췄고 기술이나 경험 면에서 다들 저보다 우위에 있으니까요. 캠프를 못 간 것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제 스스로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더욱 열심히 해야 합니다. 아직 저는 배우는 단계니까요. 어렸을 때부터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것도 꾸준히 했습니다만 선배들이 더 무겁게 드는 모습을 보고 '아, 아직 나는 더 힘을 키워야 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잔류조에서도 투수에게 필요한 훈련 방법을 배우며 가르쳐주는 선배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시한 남경호. 남경호는 지난해 12월 선배 김현수, 유희관과 함께 모교 방배초등학교 후배들에게 야구를 가르쳐주는 클리닉에 참여해 일일 선생님으로 활약했다. 두산은 매년 이러한 유소년 지도 행사를 개최했는데 신인 선수가 이 자리에 선생님으로 참여한 것은 처음이었다.

“배우는 입장에서 초등학교 후배들을 가르친다는 자체가 엄청난 도움이 되었어요. 제 스스로도 많이 기뻤고요. 클리닉을 통해서 제 스스로도 커다란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반대로 앞으로는 고교 대선배이신 이상훈 코치님께 지도를 받게 되었는데 고교 시절 딱 한 번 뵌 적이 있었거든요. 제가 굉장히 어렸을 때의 전설적인 선배시라 사실 처음에는 실감조차 나지 않았어요.”

자신의 롤모델로 정확한 제구력을 자랑하는 초교 선배 유희관을 꼽은 남경호. 신인 지명 당시 자신과 함께 1차 지명자가 된 최원태는 절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일 수 있다. 1군 전지훈련 참여와 퓨처스팀 편성으로 시작이 갈리며 스타트 라인에서 약간 밀린 느낌이기도 하지만 야구는 앞날을 알 수 없는 종목. 남경호에게 친구 최원태에 대한 라이벌 의식 혹은 동기부여에 대해 물어보았다.

“휴식일에 가끔 모교에서 운동도 함께 했어요. 특히 원태가 모든 면에서 좋다는 점이 제게도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라이벌 의식이라. 그런 부분보다 제게는 원태가 정말 고마운 존재라고 생각해요”.

구김살 없는 인상이지만 남경호는 부상을 겪으며 이를 이겨내고 자라난 선수다. 한창 성장기에 찾아오는 부상은 자칫 유망주에게 심신의 커다란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 대신 이를 잘 극복하면 앞으로 찾아올 고통을 잘 이겨낼 수 있는 굳은살로 자리 잡는다. 선수로서 궁극적인 목표를 묻자 남경호는 이렇게 답했다.

“올해 1군을 밟을 기회가 있다면 당연히 꼭 밟고 싶어요. 그리고 1군에서 자리 잡는다면 부상 없이 좋은 활약을 펼치는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아팠을 때를 지금도 떠올려보면 정말 싫어요. 웨이트 트레이닝은 물론이고 스트레칭 같은 것도 열심히 하면서 근력과 유연성을 모두 키우고 마운드에서 자신 있게 던지고 싶습니다. 아프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한다면 제게도 값진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요.” 

[사진] 남경호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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