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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막내, 참 잘 컸죠?” kt 창단 사령탑이 보내는 가을의 응원편지

작성일: 2020.11.09 10:00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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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범현 전 kt 감독이 8일 경기도 이천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 도중 활짝 웃고 있다. ⓒ이천, 고봉준 기자
-kt 초대 사령탑 조범현 감독 인터뷰
-2013년 부임 후 1군 안착 이끌어
-“kt, 가을야구에서도 파란 일으키길”

[스포티비뉴스=이천, 고봉준 기자] “함께 고생했던 어린 선수들이 이제 주축이 됐더라고요. 참 기특하죠?”

환갑의 사령탑은 수년 전 추억을 떠올리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쉽지 않았던 창단 준비 과정부터 아찔했던 개막 11연패 그리고 감격적인 첫 승의 기억까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의 파노라마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 눈치였다.

KBO리그 ‘막내 구단’ kt 위즈의 사상 첫 가을야구를 하루 앞두던 8일, 경기도 이천시의 한 카페에서 조범현(60) 전 감독을 만났다. 조 전 감독은 kt가 창단 준비로 한창이던 2013년 8월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이어 2015년 kt의 1군 진입을 이끈 뒤 2016년까지 선수단을 지휘하면서 막내 구단의 초석을 다졌다.

◆“막내 구단의 초대 사령탑, 기쁜 마음으로 수락”
여전히 날카로운 눈매와 진중한 어투가 살아있는 조 전 감독은 “kt의 사상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보면서 정말 감회가 새로웠다. 특히 심우준과 김민혁, 문상철, 조현우 등 창단 과정부터 함께했던 어린 선수들이 이제 주축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뿌듯했다”고 활짝 웃었다.

▲ 조범현 전 kt 감독. ⓒkt 위즈
조 전 감독은 2003년 SK 와이번스 감독을 맡자마자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루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2009년 KIA 타이거즈의 통산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과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이끌며 명장 반열로 올라섰다.

이후 2011년을 끝으로 KIA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2013년 삼성 라이온즈 포수 인스트럭터를 맡고 있던 조 전 감독은 같은 해 8월 kt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7월 즈음으로 기억한다. 새롭게 탄생하는 kt를 맡아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솔직히 말하면, 분명 험난한 앞날이 예상됐지만, 야구인으로서 한 구단의 창단을 이끄는 일 자체가 뜻깊다고 생각해 기쁜 마음으로 수락했다.”

이렇게 닻을 올린 ‘조범현호’ kt는 곧바로 선수단 구성을 시작했다. 조 전 감독 부임 직후 진행된 2014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선수들을 주축으로 10월 남해스포츠파크에서 첫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이어 11월 미국 애리조나 캠프를 통해 퓨처스리그 진입을 준비했다.

심재민과 류희운, 고영표, 문상철, 심우준 등 신예급 선수들로 첫발을 뗀 kt는 이듬해 본격적으로 채비를 갖췄다. 형님 구단들과 함께 퓨처스리그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편, 이듬해 예정된 1군 데뷔를 위해 실력을 갈고 닦았다. 물론 이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흙바닥에서 동고동락하던 추억 생각나”
조 전 감독은 “지금도 기억나는 장면은 첫 홈구장으로 쓰던 수원 성균관대 야구장에서 경기와 훈련을 병행할 때다. 그래도 명색이 프로였는데 선수들이 흙바닥에서 뒹굴어야 했다. 또, 식사할 곳도 마땅치 않아 비가 오는데도 밖에서 밥을 먹는 경우도 있었다. 그때 코치들과 선수들이 참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도 지금은 잊지 못할 추억이기도 하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 2014년 4월 수원 성균관대 야구장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kt 선수들. ⓒkt 위즈
2014년 퓨처스리그 북부리그에서 3위(41승10무37패)를 기록한 kt는 이듬해 감격의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역사적인 KBO리그 10구단 체제의 서막. 그러나 개막 팡파르의 온기가 채 가실 새도 없이 냉랭한 분위기가 kt를 감싸고 말았다.

“개막과 함께 11연패를 당했다. 아찔하더라. 팬분들께서 첫 승만을 기다리고 계신데 정말 승리가 쉽지 않았다. 선수들이랑 ‘우리도 경기 끝나고 하이파이브 좀 해보자’고 농담 아닌 농담을 할 정도였다.”

물론 영원한 터널은 없었다. kt는 4월 11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크리스 옥스프링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6-4로 이겼다. 그토록 바라던 창단 후 첫 승. 조 전 감독은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때보다 더 많은 축하 문자를 받았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잘 성장한 kt, 가을야구에서도 파란 일으키길”
이처럼 다사다난한 창단 과정을 겪은 kt는 2015년 최하위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이듬해 역시 마찬가지. 그러면서 조 전 감독도 사령탑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러나 조 전 감독이 남긴 씨앗은 현재 kt의 든든한 뿌리로 성장해있다. 대표적인 선수는 심우준. 조 전 감독은 “심우준은 장차 kt의 주전 유격수를 맡을 선수라고 생각해서 웬만하면 2군으로 내려보내지 않았다. 계속 1군에서 경험을 쌓아야 발전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심우준은 이제 kt 타선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자원으로 성장했다.

▲ ▲kt 심우준이 2014년 4월 3일 벽제구장에서 열린 경찰야구단과 원정경기에서 타격을 소화하고 있다. ⓒkt 위즈
kt 역시 마찬가지다. 만년 최하위로 분류됐던 kt는 올 시즌 2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면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그리고 9일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 베어스와 일전을 벌인다.

조 전 감독은 “감독 자리에선 물러났지만, 이후에도 kt 야구는 관심 있게 지켜보게 되더라. 최근 몇 년간 스카우트 파트에서 좋은 선수들을 뽑고, 프런트에서 준척급 자원들을 영입하고, 또 코칭스태프가 이들을 잘 육성하면서 전력 자체가 탄탄해졌다”고 평가했다.

kt의 사상 첫 가을야구를 이끈 이강철(54) 감독과 선수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조 전 감독과 이 감독은 2009년 KIA에서 사령탑과 투수코치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합작한 인연을 지닌다.

조 전 감독은 “kt가 올 시즌 중반 고비가 있었는데 이를 이강철 감독이 잘 넘겼다. 확실히 코치 경험이 많아서인지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 뛰어나더라. 또, 베테랑과 신예 선수들의 조화를 잘 이루면서 좋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한다”면서 “kt가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처럼 가을야구에서도 파란을 일으키길 바란다. 또, 이번 포스트시즌 진출이 앞으로 더 높은 곳을 향하는 원동력이 됐으면 한다”고 응원이 듬뿍 담긴 편지를 남겼다.

스포티비뉴스=이천,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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