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전 시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도영(왼쪽)과 김석환 ⓒ곽혜미 기자
▲ 출전 시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도영(왼쪽)과 김석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2022년 시즌을 앞두고 ‘리빌딩 팀’이라는 단어를 스스로 거부했다. 호흡을 길게 가져가기보다는, 곧바로 포스트시즌 복귀를 노리겠다는 심산이었다.

실제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양현종 나성범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영입했다. 두 선수 모두 거금이 들었다. 시즌 중반에는 현금 10억 원과 김태진, 그리고 내년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까지 태우며 주전 포수감인 박동원을 영입했다. 모두 5강 복귀를 위한 몸부림이었다.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하는 시기가 길어져봐야 좋을 게 없다고 봤다.

이 대전제를 생각하면, KIA의 2022년은 나쁘지 않게 흘러가고 있을지 모른다.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불의의 이탈 등으로 외국인 선수 덕을 십분 활용하지 못한 가운데 그래도 5위를 달리고 있다. 4월 출발이 좋지 않았던 KIA는 5월 이후 상승세를 탔고, 약간의 부침을 겪었으나 5위 자리를 사수하고 있다. 6위 두산과 경기차는 6경기로 제법 차이가 난다.

소크라테스의 복귀가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타격은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다만 그와 별개로 팀 내 최고 유망주로 밀었던 김석환(23)과 김도영(19)의 성장세는 다소 더딘 느낌을 준다.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최고의 기대를 받았던 두 선수이기에 더 아쉽다. 두 선수 모두 개막전 선발 명단에 있었지만, 지금은 확고한 주전 선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김도영은 개막 이후 단 한 번도 2군에 가지 않으며 76경기에 나갔다. 타율은 0.220, OPS(출루율+장타율) 0.619를 기록 중이다. 갈수록 나아지는 성적과 세부 지표는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다만 후반기 들어서는 주전 유격수 박찬호의 복귀와 함께 출전 시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포 자원이 부족했던 KIA의 기대를 모았던 김석환은 39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39경기에서 산발적인 장타력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타율 0.154에 그쳤다. 1군에서 살아남기에는 다소 부족한 성적이다. 1군과 2군을 오갔고, 소크라테스의 등록에 대비해 1일 1군 엔트리에서 다시 빠졌다. 사실 2군에서는 더 증명할 것이 없는 성적을 보였기에 1군 문턱을 다시 넘지 못한 건 개인적으로도 좌절이 될 법하다.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선수는 한정되어 있고, KIA는 베테랑 및 기존 주전 선수들의 활약 속에 상승세를 탔다. 김도영과 김석환 등 어린 선수들이 일으킨 바람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김종국 KIA 감독으로서도 순위 싸움이 급한 상황에서 일단은 기존의 틀을 유지하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는 있다. 김도영의 경우는 KIA 내부에서도 출전 시간 확보를 많이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다시 존재감이 미비해졌다.

가장 좋은 건 두 선수가 기존 선수들을 밀어낼 만한 실력을 증명하며 당당히 라인업에 자리를 잡는 것이었다. 그러나 4월 부진으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는 어려워졌다. 이제는 제한된 출전 시간 속에서 가능성을 내비쳐야 하는데 이는 난이도가 더 높다. 일단 5위 내 안착, 내심 4위 자리를 노리는 KIA의 상황에서 방정식은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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