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WASAKI FRONT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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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도쿄)=김태홍 특파원,배정호 기자] 골키퍼 정성룡은 2016년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서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로 팀을 옮겼다. 정성룡은 이적 후 가와사키 우승에서 제 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그는 20시즌 전경기 출장, J리그 베스트 일레븐 수상, 21시즌 리그 최소실점(22골), J리그 200경기 출전 등 수많은 기록을 만들어내고 있다. 

정성룡은 올 시즌에도 29경기에 나서 든든하게 가와사키 골문을 지켰고 10월 1일 콘사도레 삿포로 원정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가와사키는 현재 선두를 지키고 있는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 승점 단 2점차로 2위를 기록하며 마지막까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남은 두 경기의 결과에 따라 가와사키 프론탈레가 ‘역대급' 역전극을 쓸 수도 있는 시점이다. 다음은 현지에서 정성룡 선수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내용이다. 

-이번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고, 덕분에 팀 역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월드컵 기간이 있다보니 일정이 많이 앞당겨져서 ACL 경기를 포함해 많은 경기를 치러야 했던 것 같습니다. 팀은 이제 리그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리그가 몇 경기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두(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의 승점차가 얼마 나지 않는데. 팀의 모든 구성원이 팀에 보탬이 되고자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가와사키 프론탈레 이적 후 많은 트로피를 들었고, 오랜 시간 동안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골키퍼로서 이 팀에 와서 바뀐 점, 그리고 본인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플레잉 스타일이라는 면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라는 팀에 와서 곧바로 바뀌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감독님과 코치진들이 요구하는 점들을 배우며 따라가다보니 예전의 저와 비교했을 때 조금 달라진 점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뀐 점 중에서는 특히 빌드업이라는 면을 조금 더 중시하게 됐고, 수비 범위라는 점에서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와사키 프론탈레는 수비 라인을 많이 올리며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편인데, 그런 상황에서에서 골키퍼로서 커버하는 수비 범위에 있어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느낍니다. 팀 내에서도 전반적으로 동료 선수들과도 자주 소통하며 플레이 스타일이 조금 더 개선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화상 인터뷰 진행하는 정성룡
▲ 화상 인터뷰 진행하는 정성룡

 

-정성룡 선수를 비롯해 J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 골키퍼들이 많습니다. 특별히 J리그에서  한국 골키퍼를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K리그 무대를 경험한 이후 J리그로 이적했을 당시에도 이미 대학 무대에서 J리그로 직행했던 김진현 선수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권순태, 김승규 선수를 비롯해 어린 선수들도 J리그 무대에 입성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아무래도 외국인 선수의 입장이다보니 경기장 내에서 보여줘야 하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결국 골키퍼로서 맡은 바 책임을 다 하며 경기를 뛰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선수로서 이 무대에서 모든 한국 선수들이 뛸 수 있는 기회를 받은 것은 아니고, 다시 K리그로 돌아가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들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한국 선수들 모두가 운동장에서 최선을 보여주고자 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고, 이런 이유로 J리그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근성을 높게 평가해준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J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과 자주 만나 이야기도 나누며 선수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고 들었습니다. 

마음같아서는 일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을 한명 한명 만나서 밥이라도 같이 먹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지리적으로도 멀리 떨어져있는 선수들도 있기 때문에 대부분 시간이 맞으면 만나려고 하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을 때 재활을 위해 도쿄로 오는 경우가 많은데, 선수로서 심적으로도 힘든 시기인 만큼 그럴 때 같이 만나서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하려고 합니다. 그런 것 외에는 딱히 제가 해준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팀 동료나 가족 외에는 만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 한국 선수들과 함께 만난 지 꽤 오래됐습니다. 조만간 코로나가 상황이 조금 더 안정이 된 후에 여러 선수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KAWASAKI FRONTALE
▲ ©KAWASAKI FRONTALE

 

-한국에서는 ’일본 선수들은 피지컬적으로 약하다' 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하는데, 실제로 겪어본 바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한국과 일본 선수간의 스타일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한국과 일본이라는 나라, 혹은 리그 스타일의 차이라기보다는 감독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팀마다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이 있기 마련이고, 그것을 선수들이 얼마나 잘 이해하고 따라가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필드 플레이어가 아니기 때문에 자세하게까지 이야기할 순 없겠지만, J리그에서 K리그로 넘어간 울산 현대의 아마노 준, 수원 삼성의 사이토 마나부같은 선수들이 최근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그 예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일본 선수들은 피지컬적으로 부족하다, 한국 선수들은 기술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하기보다는 그 선수가 소속된 팀에서 요구하는 플레이에 선수가 얼마나 잘 녹아들 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연령대를 막론하고 한국 국가대표팀의 일본과의 상대 전적이 좋지 않습니다. 어떤 점에서 그런 격차가 생겼다고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그 동안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유소년, 그리고 대학 무대를 보며 느낀 바는 있습니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패스와 빌드업을 강조하는데, 그런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높은 점유율이 필수적입니다. 이런 콘셉트를 위해 초중고 시절부터 대학교를 거쳐 프로팀 까지 하나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한 프로팀의 콘셉트가 빌드업을 강조하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한다면, 그 클럽의 산하 카테고리의 모든 팀까지 바뀌곤 합니다. 예전에는 빌드업을 하지 않던 팀이 갑자기 빌드업을 구사하게 된다면 그 팀의 산하 유소년 팀 역시 같은 색깔의 축구를 구사하도록 바뀐다는 거죠. 일본에서는 성인 팀과 유소년 팀이 하나의 콘셉트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저 역시 한국에서 지도를 해본 적은 없고, 환경이 어떤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에는 빌드업 축구를 위해 어린 시절부터 이러한 경험을 쌓도록 하고, 결국 이것이 성인 무대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는 선수가 즐겁게 경기를 할 수 있게 되고, 경기를 즐기는 선수를 보며 관중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거겠죠. 

▲ 2018시즌 당시 우승모습
▲ 2018시즌 당시 우승모습

 

-J리그,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와사키 프론탈레는 열정적인 서포터로 유명합니다. 이런 팀에서 선수로서 뛰며 느끼는 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 역시 K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 많은 관중들이 들어찰 때도, 그리고 상대적으로 적은 관중들이 찾는 경기도 경험해봤습니다. 어느 상황에서건 선수들은 경기장을 찾아주시는 관중들에게 큰 힘을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가와사키 프론탈레 팬들도 팀이 경기에서 지는 날이건 비가 오는 날이건 언제나 선수들에게 뜨거운 응원과 박수를 보내주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축구라는 것이 항상 이길 수만은 없고, 가끔은 지거나 비길 때도 있지만 그런 응원이 선수들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코로나로 인해 힘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다시 팬들이 많이 경기장을 찾아주고 있습니다. 선수 입장에서는 승패를 떠나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또 이런 모습을 보고 팬들이 다음 경기를 보러 또 경기장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팀의 목표와 더불어 한국에서 응원하고 있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토너먼트에서건 리그에서건 선수라면 이기고 싶은 마음가짐은 언제나 같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휘슬이 울리기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죠. 얼마 남지 않은 경기를 잘 치러 팀이 우승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고, 항상 한국에서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K리그를 하이라이트로라도 매경기 챙겨보고 있기도 하고, K리그에 오랜 시간 있었기 때문에 항상 팬분들과 선수들을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또 언제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항상 보내주시는 응원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잔여 리그 경기는 SPOTV ON과 SPOTV NOW에서 생중계된다. 
 
■ 10월 29일 (토) 15:00 - 33R
가와사키 프론탈레 vs 빗셀 고베 

■ 11월 5일 (토) 14:00 - 34R
FC 도쿄 vs 가와사키 프론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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