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전설의 기억] '더 글로브' 게리 페이튼, 조던 묶었던 1996년 파이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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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튼은 1996년 6월 13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키아레나에서 열린 1995~1996 NBA 파이널 시카고 불스와 4차전서 조던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팀의 107-86 승리에 이바지했다. '농구 황제'를 23득점 야투 성공률 31.6%로 묶었다. 공격에서도 펄펄 날았다. 3점슛 3개를 포함해 21점을 쓸어 담았다. 어시스트 11개를 배달하며 데틀레프 슈렘프, 샘 퍼킨스, 숀 켐프의 득점을 도왔다. 시리즈 스코어 0-3으로 벼랑 끝에 몰려 있던 시애틀은 페이튼의 공수 활약에 힘입어 귀중한 1승을 챙겼다.
론 하퍼-조던-스코티 피펜-데니스 로드맨-룩 롱리로 선발 명단을 꾸린 시카고에 맞서 시애틀은 페이튼-허시 호킨스-슈렘프-켐프-프랭크 브릭코스키로 맞불을 놓았다. 첫 24분이 끝났을 때 이미 승부가 갈렸다. 수비의 승리였다. 시애틀은 2쿼터 12분 동안 시카고에 단 11점만을 허락했다. 페이튼과 4명의 동료는 전반을 53-33으로 크게 앞선 채 마무리하며 승세를 굳혔다.
조던은 물론 하퍼와 피펜, 스티브 커의 수비까지 도맡은 페이튼의 명품 수비가 빛을 발했다. 하퍼, 피펜, 커는 각각 야투 성공률 33.3%, 23.5%, 16.7%를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슛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이들이 페이튼의 '거미손'에 힘 한번 쓰지 못했다. 페이튼은 롱리와 빌 웨닝턴의 스크린을 받고 돌아 나오는 시카고 슈터들을 빼어난 농구 지능과 기민한 스텝, 집념으로 철저히 틀어막았다.
현역 시절 상대를 숨막히게 만드는 '질식 수비'로 유명했다. 샤킬 오닐은 "NBA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 누군지 아는가. 하프라인을 넘어서기도 전에 페이튼에게 압박 수비를 당하는 선수다. 그의 트래시 토크를 들으면서 공격 작업을 이끌어야 하는 상대 포인트가드는 정말 안쓰럽다"고 말한 바 있다. 조던은 "손도 빠르지만 페이튼의 입이야말로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무기"라며 그와 신경전에 혀를 내둘렀다.

시애틀의 '조지 칼 시대'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하는 선수다. 존 스톡턴(유타 재즈), 제이슨 키드(댈러스 매버릭스), 팀 하더웨이(마이애미 히트), 케빈 존슨(피닉스 선즈) 등 명 가드가 수두룩했던 1990년대에도 최고의 포인트가드를 얘기할 때 늘 첫손에 꼽혔던 사령관이었다. 주전 1번으로서 안정적인 경기 운용은 물론 평균 20점은 가볍게 올리는 뛰어난 공격력, 정평이 난 1대1 수비로 시애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1996년 NBA 파이널에서 2승 4패로 준우승에 그치긴 했지만 많은 팬들이 켐프와 페이튼의 환상적인 플레이에 매료됐다.
역사는 반복된다. 슈퍼소닉스의 후배들이 최다승 신기록을 세웠던 팀을 플레이오프에서 또 만났다. 올해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는 NBA 최다승 역사의 새 장을 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서부 콘퍼런스 파이널에서 만났다. 오클라호마시티의 전신은 시애틀이다. 20년 전 시애틀이 그해 '72승 신기원'을 이룩했던 당대 최강 시카고와 맞대결을 펼쳤던 것처럼 오클라호마시티도 역사적인 팀과 파이널 길목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에서 우승 반지를 끼지 못한 페이튼의 한을 후배들이 풀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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