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한철. 제공| 눈컴퍼니
▲ 조한철. 제공| 눈컴퍼니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배우 조한철은 연예계에서도 손꼽히는 다작 배우다. 올해만 해도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안나라수마나라', '법대로 사랑하라', '약한영웅 클래스1', '재벌집 막내아들' 등 수많은 작품에서 그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처럼 일하는 조한철의 열일이 반가운 것은 매 작품마다 얼굴을 갈아끼우듯 하는 신선한 연기, 세상에 꼭 이런 사람이 존재할 것 같은 생동감 넘치는 인물 소화력 때문일 것이다. 

25일 종영한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 장은재, 연출 정대윤 김상호) 속 둘째 아들 진동기 캐릭터 역시 오랜 고민과 준비 속에 시청자들을 만나 안방을 사로잡았다. 

진동기는 순양화재보험 사장이자 순양그룹 부회장으로, 진양철(이성민)의 둘째 아들이다. 진양철의 사업가 마인드와 이필옥(김현)의 두뇌 회전을 물려받았으나, 순양을 물려 받을 수 없는 차남이라는 위치 때문에 지독한 '차남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무능한 형 진영기(윤제문)를 끌어내리고, 자신의 자리를 옥죄어 오는 조카 진도준(송중기)을 막아서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인물을 연기한 조한철의 활약은 '재벌집 막내아들' 진씨 일가의 집안 싸움을 지켜보는 재미 중 하나였다. 

조한철은 철저한 준비로 '재벌집 막내아들' 대본 그 이상의 진동기를 만들어냈다. 공부를 잘했지만 영리하지는 않고, 남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늘 눈동자가 돌아가는 섬세한 설정은 모두 조한철이 직접 준비한 것이다. 

조한철은 "진동기가 말을 빠르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떤 부분에선 조금 힘들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말이 느리게 나오더라. 구구단 외우듯이 외워서 쏟아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럴 때 오는 쾌감이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유튜브에서 첫째, 둘째, 셋째의 성격 유형을 재밌게 본 적이 있었다. 둘째는 존재 자체가 불안해서 자존감이 낮고, 그래서 칭찬이 고프고 예뻐해 줘야 한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진)동기가 전형적인 둘째더라. 이런 둘째의 면이 보여질 수 있게끔 액션을 세팅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또 조한철은 "진동기가 공부도 잘했을 것 같다. 그래야 아버지가 봐줄테니까. 아버지 눈치도 엄청 살피지만 태생적으로 눈치를 살펴야 하는 인물이었을 거다. 곧바로 또 여동생이 태어났으니 더 전쟁을 겪으면서 산 인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눈을 많이 굴렸다. 저 사람 심기를 살피고 들여다 보고, 이런 짓들을 하겠구나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진동기가 식사 장면에서 유독 씩씩하게 식사를 하는 것 역시 조한철이 연구한 섬세한 설정이었다. 그는 "욕심도 많을 것 같았다. 자세히 보시면 밥이 나오면 진동기가 열심히 먹는다. 식사 자리에서도 그냥 있지 않는다. 이런 습관 같은 것들을 만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똑똑한 게 아니라 공부를 잘 하는 거다. 누군가의 눈에 들려고 공부를 한 사람일테니 지혜로운 사람은 아닌 거다. 나약한 사람이고, 일희일비 하는 사람이다. 자기 스스로의 판단을 잘 못하고, 아버지가 잘했다고 하면 잘하는 사람인 거다. 이런 사람이라 (백상무가 하는) 주술에 빠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약 1년간의 촬영 끝에 만들어낸 작품이다. 조한철은 "(이)성민이 형도 그렇고 (김)신록이도 그렇고 녹록지 않은 배우들 아니냐. 이 양반들이 예상치 못한 것들을 해보고 그러니까 그게 너무 재밌더라"라고 했다.

이어 '재벌집 막내아들'은 일단 대본은 외우지만, 다음은 맞춰가야 한다. 저기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 떄문에 그게 훨씬 좋은 결과들이 나올 거라는 확신이 들더라. 정말 재밌게 촬영했다. 드라마는 특히 아직까지도 리허설을 충분히 못하고 찍어내기 바쁜데, 이번엔 오랜만에 연습을 하며 만들어지는 연극처럼 만들어간 현장이었다"라고 했다. 

▲ 조한철. 제공| JTBC
▲ 조한철. 제공| JTBC

1년간 진동기로 충실히 살아온 조한철은 대한민국 대표급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과 하나하나 장면을 빚어가며 작품에 녹아들었다. 특히 번번이 당하기만 하는 진동기를 연기하며 화가 나는 지경까지 될 정도로 캐릭터에 빠졌다. 

그러면서 "배우들이 대본을 받으면 자기 캐릭터에 애정이 생긴다. 그래서 자기 캐릭터가 당하면 되게 그렇다.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제가 두 번 정도 크게 당하지 않나. 오히려 (진)화영이가 저한테 신경질 빡 낼 때 그게 그렇게 꼴보기 싫더라"라고 흉을 봐 폭소를 자아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조한철에게 로또처럼 떨어진 횡재수가 아니다. 꾸준히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온 끝에 만나게 된 기분 좋은 오아시스이자, 기억하고 싶은 훈장 같은 순간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주목하는 뜨거운 자리에 있지만, 조한철은 환호와 박수에 들뜨기보다, 차분하게 다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조한철은 "'재벌집 막내아들'을 찍을 땐 똑같이 찍었다. 시청률이 안 나왔던 드라마에서 노력했던 것만큼 했던 것 같다. 물론 (이)성민이 형 힘도 있고, 역대급 캐릭터이니 (어부지리로) 잘된 것도 있겠지만 그저 하던대로 해왔다"라며 "너무 애쓰지 말고, 살던 대로 우리가 하던 대로 꾸준하게 해 나가면, 그러다 또 운대가 맞으면 확 터지기도 하고 그러지 않을까. 모든 분들께 우리가 살던대로 잘, 꾸준히 살아보자는 얘기를 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 조한철. 제공| 눈컴퍼니
▲ 조한철. 제공| 눈컴퍼니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