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이숭용 SSG 감독은 팀의 플로리다 1차 캠프 초반 안상현(27)과 면담 자리에서 하나의 과제를 내줬다. 캠프 기간 중 자신과 약속이라고 했다. 주로 연습량에 대한 내용이었다. 어쩌면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 더 많다고 여길 수 있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안상현은 주저 없이 “하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SSG는 올해 주전 2루수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개막전 주전 2루수였던 최주환(키움)은 2차 드래프트 당시 떠났다. 이 감독은 많은 이들이 그 다음 순번으로 생각했을 법한 김성현은 일단 내야 전천후 백업으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대신 젊은 선수들을 경쟁에 붙였다. 안상현을 비롯, 최준우 김찬형 김성민 등 여러 선수들과 면담 자리에서 “주전 2루수가 아직 비어있으니 기회를 잡으라”고 메시지를 던졌다.
다른 선수들 모두 마찬가지지만 안상현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우선 경쟁하는 선수들 중 나이가 가장 많은 축에 속했다. 1군 경험도 그랬다. 애당초 상대적으로 1군에 더 가까이 있었던 선수였다. 1군 적응이 수월했다. 여기에 이숭용 감독은 안상현의 재능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수비에도 센스가 있고, 발도 빨랐다. 9번에 들어가면 자신이 원하는 야구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봤다. 관건은 공격과 경기 집중력이었다. 이게 안 되면 아무리 이상적인 선수라도 주전으로 쓸 수 없었다.
이 감독은 타격은 훈련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봤다. 타격 연습량을 늘리도록 지시한 이유였다. 이 감독도 매일 팀 훈련을 소화한 뒤, 또 저녁 늦게까지 스윙을 하는 게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안상현의 의지도 한 번 보겠다는 의중이 담겨져 있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안상현은 약속을 지켰을까. 이 감독은 “그렇다. 한 번도 안 빠졌다”고 웃음으로 답했다. 안상현 또한 “스스로에 한 약속은 지켰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안상현은 18일(한국시간) 캠프 들어 첫 연습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이 감독의 입가에 미소를 소환했다. 안상현은 이날 주전 선수들이 중심이 된 백팀의 선발 9번 2루수로 나갔다. 이것이 꼭 주전 경쟁에서 앞서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대치 자체는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공격에서 안타 두 개를 치며 맹활약했다. 이날 연습경기 야수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도 안상현에게 돌아갔다. 김재현 SSG 단장 또한 경기 후 안상현에 대해 “조금 좋아졌다”고 말했다. 선수 평가에 굉장히 보수적인 김 단장의 이 말은 최고의 칭찬이나 다름 없었다.
열심히 했다. 하지만 그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선수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요한 첫 연습경기였다. 우려는 2회 첫 타석부터 사라졌다. 기대 이상이었다. 몸쪽으로 들어온 공을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쳐 우익수 앞에 떨어뜨리는 안타를 때렸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역시 같은 그림이 나왔다. 몸쪽으로 들어가는 공을 끄집어 내 또 한 번 질 좋은 우측 방향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 감독은 “저게 바로 안상현의 장점이자 센스다. 중심이동을 통해 치는 타자라 몸쪽에 장점이 있다. 바깥쪽 공에 대한 대처 능력만 향상되면 더 좋아질 것이다. 지금도 많이 좋아졌다”고 콕 짚어 이야기했다. 비록 좌익수 뜬공에 그치기는 했지만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떨어지는 변화구를 좋은 타이밍에 잘 걷어내 제법 멀리 날려 보냈다.


사실 지금까지는 될 듯 될 듯 안 터졌던 유망주다. 한때는 팀의 유격수 오디션에 참가하기도 했지만 이런 저런 평가가 좋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다. 그 사이 나이는 계속 먹었다. 이제는 유망주라고 하기에도 많은 나이다. 하지만 새 코칭스태프는 안상현의 재능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고, 실제 면담 과정에서도 이런 의견을 전달했다. 믿어주는 사람이 생기고, 잘하면 기회를 주겠다는 사람이 생기자 안상현의 눈에도 독기가 들어왔다. 그 결과는 순조로운 캠프다.
안상현은 경기 후 “타격 위주로 훈련을 엄청 했다. 진짜 많이 했다. 데뷔 이후 이렇게 훈련을 많이 한 캠프는 처음”이라면서 “지난 주 라이브 게임을 할 때까지만 해도 타격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라이브 게임과 실전 연습 경기는 또 다르다는 생각으로 계속 했다. 실제 집중력이 더 나오면서 잘 됐다.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자신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고, 열심히 하면 잘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이후 캠프의 또 다른 동기부여로 이어질 것이다. SSG의 새 주전 2루수 후보가 모처럼 속도를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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