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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올림픽 정신④] - '우생순' 스토리는 왜 결말이 없을까

작성일: 2016.08.04 14:35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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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핸드볼 대표팀과 임영철 감독(가운데) ⓒ 곽혜미 기자

올림픽은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됐다. 그리스인들이 제우스 신에게 바치는 경기였던 올림픽은 종교·예술·군사훈련 등이 삼위일체를 이룬 헬레니즘 문화의 하나였다. 근대 올림픽은 프랑스의 피에르 쿠베르텡 남작의 노력으로 시작됐다. 1896년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 1회 대회가 열렸고 어느덧 제 31회 대회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 세계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은 수많은 일이 일어났고 대회를 빛낸 스포츠 영웅들이 탄생했다. 올림픽 역사에 선명히 기억될 사건과 인물은 다큐멘터리와 영화, 음악, 공연으로 다시 탄생했다. 스포티비뉴스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영화화된 올림픽 일화와 인물을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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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올림픽 정신④ - '우생순' 스토리는 왜 결말이 없을까(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포스터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부른다. 스포츠의 스토리는 정해진 시나리오가 없으므로 허구로 지어낸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고 감동을 준다.

스포츠의 명승부는 영화의 좋은 소재가 된다. 그 가운데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기에 더없이 좋은 실화였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고 4년 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2연속 우승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세계 최강으로 올라선 한국 여자 핸드볼은 4년 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와 다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는 여자 핸드볼 선수들의 투혼은 눈물겨웠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도 핸드볼이 국민에게 관심을 받는 대회는 올림픽밖에 없었다. 4년마다 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여자 핸드볼처럼 영화로 만들기에 좋은 종목은 없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년, 임순례 감독)은 한국 스포츠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고 '우생순'은 여자 핸드볼을 상징하는 준말이 됐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실제 선수들을 모델로 캐릭터가 완성됐다. 이 영화는 여자 핸드볼 올림픽 2연속 우승의 주역이었지만 팀 해체로 핸드볼을 그만 둔 미숙과 한국보다 운동 환경이 좋은 일본 프로팀의 감독이 된 혜경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들이 다시 손을 잡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결승전에 진출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영화의 내용이다.

▲ 영화 '우생순'의 실제 주인공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 ⓒ 한희재 기자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최고의 명승부로 꼽힌 여자 핸드볼 결승전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3연속 메달을 목에 건 한국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4위에 그쳤다. 임영철 여자 핸드볼 대표팀 감독은 과거의 영광을 위해 노장 선수들을 불러들였고 서른을 훌쩍 넘은 임오경과 오성옥 그리고 이상은은 후배들과 아테네로 떠난다.

어느 때보다 투지로 똘똘 뭉친 한국은 B조 조별 리그에서 3승 1패 조 1위로 8강에 진출한다. 한국은 복병 브라질에 고전하며 26-24로 힘겹게 준결승에 진출했다. 프랑스를 32-31로 따돌린 한국은 결승에 진출했다. 우승을 놓고 다툴 상대는 당시 세계 최강인 덴마크였다. 덴마크는 8년 전 애틀랜타 올림픽 결승전에서 한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설욕전에 나선 한국은 덴마크를 상대로 시종일관 접전을 펼쳤다. 두 팀의 승부는 연장전까지 이어졌지만 34-34에서 끝났다. 메달 색깔은 승부던지기로 결정됐고 선수 한 명 한 명은 엄청난 긴장감을 억누르며 골대 앞으로 향했다.

마지막 승부에서 웃은 쪽은 덴마크였다. 한국은 승부던지기에서 2-4로 져 은메달을 땄다.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지만 전 국민은 여자 핸드볼 대표팀에 갈채를 보냈다. '우생순 스토리'는 결과를 떠나 혼신의 힘을 다한 투혼이 얼마나 감동을 주는지를 증명했다. AP통신은 이 경기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최고 명승부로 선정했다.

▲ 여자 핸드볼 대표팀 최고령 오영란(오른쪽)과 막내 오수정 ⓒ 곽혜미 기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끝나지 않은 우생순 스토리

12년 전 우생순 스토리를 연출했던 임영철 감독은 이번에도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지난달 23일 미디어 데이에서 "코치로 참여한 것을 포함해 이번 올림픽이 4번째다. 이번 대표팀이 4차례 가운데 가장 약하다. 그러나 이러한 결핍이 조금 더 정신적으로 단단해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자란 게 있어야 훈련할 때 집중력이 높아질 수 있다. 리우 올림픽 목표는 금메달이다"고 덧붙였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에는 한국 선수단 최고령 선수인 골키퍼 오영란(44, 인천시청)이 있다. 최연소 선수는 이제 스무 살이 된 유소정(SK)이다. 24살 차이가 나는 이들은 '어머니'와 '딸' 뻘이지만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동료로 뭉쳤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어린 선수에 속했던 우선희(38, 삼척시청)는 노장 선수가 됐다. 12년 전 '우생순' 멤버가 여전히 태극 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치고 올라오는 유망주가 부족한 점도 시사한다. 핸드볼뿐만이 아니라 다른 종목들의 지도자들도 "요즘은 한 자녀 가정이 많고 어린 친구들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유망주들을 찾기 어렵다. 시간이 갈수록 선수가 줄어들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감동은 세월이 흘러도 영원한 만큼 '우생순' 스토리의 결말은 없다. 그러나 '새로운 우생순'의 주역이 될 젊은 선수들이 계속 나와야 한국 핸드볼의 미래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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