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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쉬려고 그러죠?” 이것이 왕의 귀환이다… 괜히 김도영 MVP 대항마가 아니다

작성일: 2024.07.26 11:05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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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실패자 딱지가 붙었지만, kt는 로하스를 긍정적인 시점에서 바라보며 재영입했고 이는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곽혜미 기자
▲ 일본에서 실패자 딱지가 붙었지만, kt는 로하스를 긍정적인 시점에서 바라보며 재영입했고 이는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곽혜미 기자
▲ 로하스는 25일 현재 시즌 96경기에서 타율 0.329, 23홈런, 7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1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로하스는 25일 현재 시즌 96경기에서 타율 0.329, 23홈런, 7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1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2023년 시즌을 끝으로 팀의 외국인 타자였던 앤서니 알포드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한 kt는 새 외국인 타자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추리고 추려 3~4명의 선수가 최종 선택지에 올랐다. KBO리그 경력이 없는 선수가 있었던 반면, 멜 로하스 주니어(34)의 이름도 있었다.

로하스 주니어는 kt 구단 역사상 최고 외국인 타자이자, KBO리그 역대를 통틀어서도 최정상급 외국인 타자로 뽑힌다. 2017년 kt에 입단한 로하스는 2018년 144경기에서 43홈런을 기록한 것에 이어 2020년에는 142경기에서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을 기록하며 말 그대로 리그를 평정했다. 이후 kt의 재계약 제안을 뿌리치고 일본프로야구의 명문 한신으로 이적했다. kt는 로하스와 재계약하고 싶었지만 돈 싸움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로하스는 일본에서의 2년간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일본프로야구의 수준이 높은 것도 있었지만, 로하스가 일본 무대에 적응하지 못한 게 역력했다. 여기에 한국처럼 출전 시간이 보장된 리그도 아니었다. 못 하면 바로 라인업에서 빠졌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 엔트리에서 빠졌다. 급할 수밖에 없었고 자기 기량도 발휘하지 못한 채 일본에서 ‘실패자’ 딱지가 붙었다.

그런 로하스는 kt가 보류권을 가지고 있었고 kt는 로하스의 상황을 유심히 관찰했다. 부진했던 1군 성적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2군 성적부터 차분하게 살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출전 시간이 있었던 2군에서는 충분히 좋은 기록을 뽑아내고 있었다. 당시 최종 결정권자 중 하나였던 이강철 kt 감독은 “단장님께서 굉장히 잘 보고 있었다. 코로나 시기라 늦게 들어가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런데 2군 기록은 어마어마하게 좋았다. 2군 성적이 좋은 것을 단장님께서 잘 캐치를 했다”면서 “방망이는 일본에 가서 좋은 투수들을 많이 봤으니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일본에서 실패하기는 했지만 마냥 ‘실패자’나 ‘나이를 먹었다’는 딱지를 붙이지는 않았다. 한국에서 마지막에 벌크업을 너무 해 몸이 둔해졌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그 몸 상태도 어느 정도 돌아왔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게 kt는 로하스를 선택했다. 마지막까지 경쟁했던 선수는 수비가 불안했고, 알포드의 수비력 문제로 머리가 아팠던 kt로서는 오히려 로하스가 더 안전한 선택이라고 봤다. 그리고 그 선택은 ‘대박’으로 돌아왔다.

한국에서 MVP 활약을 할 때 나이보다 3~4살을 더 먹은 만큼 전성기 기량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로하스는 이를 비웃고 있다. 로하스는 25일 현재 시즌 96경기에서 타율 0.329, 23홈런, 7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1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 중간에 리드오프로 이동했지만 타격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kt는 로하스의 뛰어난 공격 생산력을 최대한 많이 써먹고 있다. 

오히려 타격은 더 성장했을지 모른다는 게 이강철 감독의 진단이다. 이 감독은 “일본에 갔다가 눈이 좋아진 것 같다. 볼넷이 많다”고 웃으면서 “KBO리그를 경험한 선수라 다른 팀에서 쉽게 들어오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예전에는 그냥 치려고 했는데 머리랑 눈이 너무 좋아졌다. 가기 전에는 주자가 있으면 삼진, 주자가 없으면 홈런이라 괜히 영양가가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참을 줄 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일본 진출 직전 시즌이자 몬스터 시즌이었던 2022년 로하스의 볼넷 비율은 10.4%였지만, 올해는 13.9%까지 좋아졌다.

▲ 로하스는 올 시즌 WAR에서 MVP 유력 후보인 김도영을 쫓는 유일한 대항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곽혜미 기자
▲ 로하스는 올 시즌 WAR에서 MVP 유력 후보인 김도영을 쫓는 유일한 대항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곽혜미 기자

팀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리드오프로 나서 올해 체력 소모가 극심한 상황에서도 한 번 휴식을 바란 적이 없다. 이 감독은 “왜 자기는 쉬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야구 선수는 야구를 해야지라면서 안 빠지려고 한다. 그런 마인드가 딱 되어 있다. 그래서 되게 좋다”고 미소를 지으면서 “스스로 관리를 잘 한다. 빼준다고 해도 잘 안 빠지려고 한다. 지금은 정말 너무 잘해주고 있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로하스는 올해 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로 공인되며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스포츠투아이’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올해 야수 1위는 가장 유력한 MVP 후보로 떠오른 김도영(KIA)으로 5.21이다. 3위 송성문(키움)의 WAR은 3.69로 이미 차이가 꽤 벌어졌다. 그런데 로하스가 4.88로 김도영을 바짝 따르고 있다. WAR이 선수 가치를 100% 평가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아직 남은 시즌을 고려하면 추월 가능성도 남겨두고 있다. 선수를 편견 없이 잘 살피고 오히려 실패를 역발상으로 바라본 kt의 그때 그 선택이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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