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때문에 잠을 못 자다니…고우석과 트레이드→3년 연속 타격왕 "정말 힘들었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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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마지막까지 살 떨리는 경쟁이었다. 끝내 내셔널리그 타격왕을 차지한 주인공은 바로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30)가 아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루이스 아라에즈(29)였다.
오타니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위치한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결과는 4타수 1안타 1도루. 결국 오타니는 타율 .310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대역전은 없었다. 이날 아라에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 시즌 타율 .314를 마크하고 사실상 내셔널리그 타격왕을 확정했다. 아직 내셔널리그 타격 부문 3위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마르셀 오주나가 다음달 1일 뉴욕 메츠와의 더블헤더를 앞두고 있으나 시즌 타율 .304로 아라에즈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9타수 9안타를 쳐야 역전이 가능하다.
사실 오타니가 아라에즈의 타격왕 타이틀을 위협할 것이라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오타니는 지난 8월 12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6타수 1안타를 기록하고 시즌 타율이 .298로 떨어져 3할 타율이 붕괴됐다. 하지만 오타니는 지난 2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역사적인 50홈런-50도루 클럽에 가입한 것은 물론 6타수 6안타 3홈런 10타점 4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면서 시즌 타율을 .294로 끌어올렸고 23일 콜로라도전에서 5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을 폭발하며 마침내 3할대 타율(.301)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9월에만 타율 .393 10홈런 32타점 16도루로 맹활약한 오타니는 어느덧 아라에즈의 타격왕 도전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고 두 선수의 승부는 마지막 경기까지 향했다. 결국 타격왕은 아라에즈의 차지가 됐지만 아라에즈는 오타니의 맹추격에 적잖은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서야 했다.
아라에즈는 애리조나와 시즌 최종전을 마치고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타격왕 경쟁은 정말 힘들었다. 전날 밤에 잠을 자지 못했다. 나도 인간이다. 의식하고 싶지 않았지만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라고 오타니와의 타격왕 경쟁에 부담이 컸음을 고백했다.
이로써 오타니는 내셔널리그 타격 3관왕 등극에 실패했다. 홈런과 타점 타이틀은 가져갔지만 아라에즈가 있어 타격 타이틀은 가져갈 수 없었다. 아라에즈는 오타니에 대해 "오타니는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그는 다르다. 하지만 그도 완벽하지는 않다. 그 역시 사람이다"라면서 "타격왕을 차지할 수 있어 신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오타니와 아라에즈는 완전히 상반된 타격 스타일을 보여준다. 오타니는 파워와 컨택트를 모두 갖춘 거포형 타자라면 아라에즈는 안타 생산에 특화된 타격 기계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 "나는 홈런을 노리지 않는다"는 아라에즈는 "내가 노리는 것은 매년마다 3할 타율을 치는 것이며 신은 나에게 그렇게 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라고 자신과 오타니가 가는 길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올해도 200안타를 채운 아라에즈는 3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것도 모두 다른 유니폼을 입고 타격왕에 등극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2019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데뷔한 아라에즈는 2022년 144경기에 나와 타율 .316 8홈런 49타점을 기록하면서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을 차지했다. 당시 아메리칸리그 단일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수립한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가 타격 3관왕에 도전했으나 아라에즈에 밀리면서 타격왕 타이틀은 거머쥘 수 없었다.
아라에즈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됐고 147경기에 나와 타율 .354 10홈런 69타점을 남기며 내셔널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올해도 트레이드는 피하지 못했다. 선수단 개편에 나선 마이애미가 지난 5월 고우석과 유망주 3명을 내놓은 샌디에이고의 제안을 받아들여 아라에즈가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것이다. 아라에즈가 3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한 것은 2011~2013년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에 올랐던 미겔 카브레라 이후 처음이다.
아라에즈는 과연 내년에는 같은 유니폼을 입고 또 한번 오타니와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을까. 아라에즈가 FA 자격을 획득하는 시기는 2025시즌 종료 후. 아라에즈는 "나는 샌디에이고에 남고 싶다. 샌디에이고를 사랑한다. 그들은 나를 위한 문을 열어주고 믿어준 팀이다. 이곳이 나의 집"이라고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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