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2, 삼성생명)이 다시 국제대회 정상에 섰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4일 중국 선전 아레나에서 열린 2024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중국 마스터스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가오팡제(28위)를 2-0(21-12, 21-8)으로 완파했다. 결승에서 상대에 허용한 포인트가 총 20점에 불과할 정도로 압도적인 우승을 일궜다.
안세영이 파리 올림픽 금메달 이후 다시 포효를 시작했다. 올림픽에서 세계 최정상을 확고히 한 안세영은 부상 치료를 위해 두 달가량 휴식기를 가졌다. 지난달 덴마크 오픈을 통해 코트에 복귀했는데 그때는 왕즈이(2위, 중국)에게 패해 준우승을 기록했다.
다만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다. 덴마크 오픈을 마치고 다시 무릎과 발목을 치료하는 시간을 가져야 해 일본 마스터스를 건너 뛰었다. 실전 컨디션을 다시 확보한 안세영은 이번 대회를 복귀 무대로 삼았고, 아시아 각국 선수들을 모두 제압하며 포디움 가장 높은 위치에 우뚝 섰다.

안세영의 압도적인 기량을 잘 엿볼 수 있었다. 32강 릿차녹 인타논(18위, 태국)과 16강 쑹숴인(24위, 대만)을 모두 2-1로 연파하며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생존을 이어갔다. 몸이 확실하게 풀린 뒤로는 결승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안세영은 8강에서 장이만(23위, 중국)을 가볍게 제압했다. 2-0으로 셧아웃시키는 데 고작 3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준결승 역시 미야자키 도모카(14위, 일본)를 2-0으로 꺾었다. 뒷심도 발휘했다. 미야자키를 맞아 한때 세트포인트에 몰리기도 했는데 15-20에서 22-20을 만드는 힘을 과시했다.
짜릿한 역전으로 한층 기세가 오른 안세영은 거칠 것이 없었다. 결승에서 더욱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준 안세영은 1세트 내내 한 차례도 리드를 내주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6연속 득점 행진 속에 기선을 잡은 안세영은 2세트 들어 더욱 매서워졌다. 가오팡제를 크게 흔드는 대각선 스매시로 점수를 쌓아나가면서 고작 8점만 내준 채 압승을 거뒀다.
안세영이 우승 직후 특유의 포효로 정상 복귀를 알렸다. 올림픽 이후 용기를 낸 행동으로 최근까지 심신 모두 피로했다. 배드민턴협회의 선수 지원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지난 7년간 막내라는 이유로 대표팀 내 부당한 관행을 당해온 일도 폭로했다. 더불어 국가대표 후원, 계약 관련 규정 개선도 요구했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 중간 조사 발표에서도 배드민턴 국가대표에게 유니폼 뿐만 아니라 개인 경기력과 연관이 되는 라켓, 신발까지 후원사의 용품을 착용하도록 강요했다. 문체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44개 체육 단체 중 개인 용품까지 선수 예외 없이 후원사 용품으로 획일화 하는 건 배드민턴협회가 거의 유일하다. 타국 협회 역시 경기력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라켓, 신발 등은 강제하지 않는다.
이마저도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지난달 배드민턴협회가 "안세영만 특별하고 예외적으로 공식 브랜드 외 신발을 신을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뜻밖의 발표를 했다. 특혜를 바라지 않은 안세영은 "나만 예외일 수 없다"며 배드민턴협회 제안을 거부했고, 대표팀 공식 브랜드 신발을 계속 신었다.
최근 배드민턴협회는 "대표 선수들과 면담을 진행했고 소통을 위한 설명회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선수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했다. 일부 부조리한 국가대표 운영 지침도 개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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