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 2월 15일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린 호주 대표팀과 연습경기에 올해 신인 2라운드 지명자인 좌완 권민규(19)를 선발로 내세웠다. 김경문 감독의 경기 전후 인터뷰를 미뤄볼 때 그렇게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닌 듯했다. 결과보다는 오히려 이 어린 선수의 훈련 성과를 확인하고, 마운드에서 싸울 수 있는 선수인지를 확인하는 게 중요했다.
그런데 권민규는 마운드에서 싸울 수 있는 선수임을 증명하는 동시에 결과까지 내면서 쾌투했다. 당시 만만치 않은 호주 대표팀 타자들을 상대로 2⅔이닝 동안 5탈삼진 퍼펙트 무실점 피칭을 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스트라이크 하나를 넣고 뺄 수 있는 제구력을 지녔다”는 양상문 투수코치의 말이 과장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었다.
변화구 커맨드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패스트볼 커맨드는 스스로 존을 바꿔가며 공략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제구가 좋다보니 호주 타자들은 비슷하면 방망이가 따라 나올 수밖에 없었다. 구속도 최고 145㎞ 정도까지 나왔다. 2월 중순, 그리고 좌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부족하지 않은 수치였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선수라고 보기에는 믿을 수 없는 제구력이었다. 그렇게 오키나와 2차 캠프까지 승선하는 기회를 얻었다.
권민규의 상승세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권민규는 25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열린 KIA와 연습경기에 5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정리하고 힘을 냈다. 선발 엄상백과 조동욱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권민규는 세 명의 좌타자를 꽁꽁 묶고 1이닝을 퍼펙트로 마쳤다.
선두 박정우를 유격수 땅볼로 정리한 권민규는 홍종표 최원준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고 안정감을 과시했다. 패스트볼의 커맨드는 여전히 뛰어났다. 특히 좌타자 바깥쪽으로 자로 잰 듯한 제구가 돋보였다. 여기에 변화구를 뚝 떨어뜨렸다. 완급 조절도 굉장히 뛰어났다. 보는 사람이 편안해지는 투구였다. 신인의 투구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안정감이었다.
권민규는 호주 캠프와 25일 오키나와 실전까지 총 4⅔이닝을 던지며 삼진 7개를 잡아내는 동안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물론 지금이야 상대 타자들도 100% 컨디션이 아니고, 시즌에 들어가 분석이 끝나면 지금처럼 쉬운 투구는 하기 어렵다. 하지만 권민규의 잠재력이 1군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점은 분명해 보인다. 개막 엔트리를 놓고 선배들과 경쟁도 될 전망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권민규가 장기적으로는 선발로 갈 재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이야 선발 다섯 자리가 다 차 있는 상황이라 당장 들어갈 자리가 비좁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안정적인 선발로 클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김 감독은 25일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정우주와 권민규 모두 지금 잘 던지고 있다”고 칭찬하면서 “권민규는 나중에 보고 개수를 좀 올릴까도 생각하고 있다”고 구상을 드러냈다.

단순히 1이닝 소화를 넘어 롱릴리프, 더 나아가 대체 선발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해보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던져야 할 투수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넉넉하게 기회를 주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연습경기나 시범경기에서는 2이닝을 투구하는 날도 있을 전망이다.
김 감독은 권민규의 등장이 한화 마운드 좌완 전력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 김 감독은 “제구력도 있고 마운드에 서서 형들에게 쳐보라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고 배짱을 높이 사면서 “그런 면에서 그 두 선수(정우주 권민규)가 좋은 모습을 보이니 다른 선수들에게도 경쟁 의식이 생긴다. 팀에는 좋은 현상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 당장 권민규의 등장은 선배 좌완들에게 큰 위기 의식으로 다가설 수 있고, 대체 선발 자원이나 롱릴리프 자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권민규가 여러 방면에서 한화에 큰 희망을 안겨주고 있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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