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데이비드 허프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데이비드 허프가 올 시즌 두 번째 완투승을 거뒀다. 1일 넥센전 9이닝 1실점, 20일 삼성전 9이닝 3실점은 그저 '에이스다웠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 두 팀 모두 허프가 지난해 유달리 까다로워했던 팀이기 때문이다.

SK는 지난달 26일 허프를 상대로 7회까지 3점을 뽑아 6-1로 이겼다. 이 3득점에는 왼손 타자 정진기와 한동민의 홈런이 포함됐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허프가 왼손 타자에게 약하다는, 확신할 만한 자료가 쌓였기 때문에 정진기를 라인업에 넣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지난해 허프는 오른손 타자에게 0.484, 왼손 타자에게 0.795의 피OPS를 남겼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제구력과 구위는 뛰어났지만, 구종이 제한적이다 보니 왼손 타자 상대가 어려웠다. 

지난해 허프는 넥센을 상대로 2경기에서 피안타율 0.304, 평균자책점 5.14로 고전했다. 서건창(7타수 3안타, 2루타 2개), 고종욱(3타수 1안타), 박정음(4타수 2안타) 같은 왼손 타자를 쉽게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넥센이 1일 고종욱-서건창-김웅빈을 1~3번에 넣고 채태인 5번 타자, 이정후 9번 타자까지 5명의 왼손 타자를 투입한 건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이었다. 하지만 허프는 9이닝 1실점으로 경기를 혼자 책임졌다. 

20일 만난 삼성은 지난해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57로 가장 약했던 팀이다. 넥센과 같은 이유다. 지금은 KIA로 팀을 옮긴 최형우에게 6타수 4안타(2루타 2개)를 기록했다. 구자욱(4타수 2안타 1볼넷)과 박해민(6타수 3안타) 등 삼성 왼손 타자에게 약점을 드러냈다. 

삼성은 20일 경기에서 박해민과 구자욱, 이승엽을 '지그재그'로 배치해 허프를 공략하려 했다. 그러나 통하지 않았다. 세 선수가 11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오히려 오른손 타자 김헌곤이 홈런 2개로 허프를 괴롭혔다. 

허프와 포수 유강남 모두 입을 모아 '커터 효과'를 이유로 들었다. 복귀 후 시간이 지나면서 커터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이다. 

유강남은 "커터를 왼손 타자 몸쪽으로 던지는 게 통했다"고 밝혔다. 허프는 "작년에는 커터를 거의 던지지 않아 왼손 타자들이 쉽게 접근했을 거다. 하지만 올해 커터를 늘리면서 타자들을 압박할 수 있게 됐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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