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조영준 기자] 2014 소치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린 지 벌써 10개월이 훌쩍 지났다. 그리고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 러시아)는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소치올림픽 이후 공식적인 국제대회에 단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소트니코바는 불참을 선언했다. 이 대회는 그가 '논란의 금메달리스트'라는 오명을 곧바로 씻어버릴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세계선수권 출전을 포기했고 2014~2015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마저 포기했다. 이유는 발목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 때문이었다.

소트니토바는 그랑프리 대회 배정을 매우 유리하게 받았다. 자국에서 열리는 러시아 로스텔레콤 컵과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가인 일본 NHK트로피에 초청을 받았다. 그러나 이 대회마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고 자국 내셔널대회(러시아 챔피언십)에도 불참을 선언했다.

3년 전과는 극명하게 엇갈린 소트니코바와 툭타미셰바

소트니코바는 시니어 무대에 진출한 뒤 유일하게 우승을 차지한 큰 대회는 소치 올림픽 밖에 없다. 2011년에 열린 골든스핀 오브자그레브에서 정상에 올랐지만 이 대회는 그랑프리 시리즈보다 레벨이 낮은 B급 대회다.

이러한 점을 볼 때 소트니코바가 올림픽을 제외하고 우승한 가장 큰 대회는 주니어 세계선수권이다. 공교롭게도 그가 정상에 오른 주니어 세계선수권은 2011년 3월 강원도 강릉에서 열렸다. 당시 소트니코바는 자국 경쟁자인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18, 러시아)였다.

주니어 시절소트니코바는 '정교함'보다는 '힘'을 앞세운 스케이터였고 지금도 큰 변화는 없다. 반면 툭타미셰바의 점프는 소트니코바와 비교해 깨끗해 보였다. 당시 강릉 주니어 세계선수권 프리스케이팅에서 소트니코바는 몇 차례 실수를 범했다. 그러나 소트니코바는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치며 최종 승자가 됐다.

당시 15세 소녀였던 툭타미셰바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실수를 자책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와 비교해 소트니코바는 매우 당당했다. 이후 두 러시아 유망주의 앞날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소트니코바는 시니어 대회에서 빛을 보지 못했지만 소치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다. 하지만 툭타미셰바는 성장통에서 온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며 부진의 늪에 빠진다.

멍에가 된 '소치金' 언제쯤 극복할까


한풀 꺾였던 툭타미셰바의 기세는 2014~2015시즌 부활했다. 그는 올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왕중왕'에 등극했다. 특히 엘레나 라디오노바(15)와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 이상 러시아)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파이널의 주인공이 됐다.

이와 비교해 소트니코바는 그랑프리 시리즈는 물론 러시아 챔피언십에도 출전하지 않는다. 현 상황에서 소트니코바가 툭타미셰바는 물론 자국 경쟁자들을 상대로 월등한 연기를 펼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치올림픽 금메달은 소트니코바에게 '영광'과 동시에 '멍에'로 돌아왔다. 중요한 것은 이번 러시아 챔피언십이 유럽선수권과 세계선수권 출전권이 걸린 대회란 점이다. 이런 식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경우 내년 시즌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소트니코바는 러시아 로스텔레콤컵 출전이 무산되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준비가 잘 되어있었는데 속상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다른 한편으로는 "피겨 선수로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루었기 때문에 배우에 도전하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소치 올림픽 이후 소트니코바의 언행과 행보는 이처럼 일관성이 없었다.

'두 얼굴'의 소트니코바는 소치올림픽 이후 유일하게 자국 대회에 출전했다. 경기력은 참담했고 점프에서 잦은 실수를 범했다. 하지만 경쟁자들이 어린 주니어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어부지리로 우승을 차지했다.

러시아 피겨 계는 소트니코바가 없어도 아쉬울 것이 없는 상황이다. 툭타미셰바가 부활했고 라디오노바 같은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소트니코바는 빙판에 등장할 시기를 놓고 오락가락하고 있다. 과연 그가 '명예롭지 못한 금메달리스트'의 멍에를 벗어던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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