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시작 우선”, 강정호가 준비할 것은?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강정호는 지난 21일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준 히어로즈의 홈 목동구장에서 약식 인터뷰를 가졌다. 아직 어느 팀에 입단할 것인지 여부가 공표되지 않은 만큼 포스팅 입찰 등에 대한 소감과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포부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강정호는 “입단하는 팀 사정 상 포지션을 옮긴다면 이동하겠지만 첫 시작은 유격수였으면 좋겠다. 아시아 내야수에 대한 편견을 지우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는 마쓰이 가즈오, 니시오카 쓰요시, 가와사키 무네노리, 나카지마 히로유키 등 일본에서 유격수로 뛰었던 선수들이 2루수 등 다른 자리로 보직 이동하거나 적응에 실패하며 조기 퇴출되는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샀다. 그 과정이 이어지며 “아시아인은 메이저리그 유격수로 적합하지 않다”라는 선입견도 자리했다. 강정호의 포스팅시스템 입찰 전에도 “유격수가 아닌 2루나 3루 혹은 코너 외야수로 이동해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강정호가 준비하고 또 각오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사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의 시선을 끈 이유는 그의 수비력이 아니라 한국에서 올해 40홈런을 때려냈고 세 시즌 동안 평균 29개의 홈런을 기록한 공격형 유격수라는 점이다. 세 시즌을 롯데에서 뛰었던 지한파 라이언 사도스키는 뉴욕 메츠 팟 캐스트를 통해 “강정호의 매력은 공격 면에서 다재다능하다는 점이다. 반대로 수비 안정성 등은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강정호의 수비 범위와 관련해 묻자 “방향에 따라 넓게도 보이지만 때로는 좁게 보인다”라고 밝혔다. 좀 더 구체적인 답변을 원하자 그는 “2루 베이스 방향으로 강정호의 수비 범위는 굉장히 넓은 편이다. 반면 3-유 간 수비 범위는 그리 넓지 않다”라며 “어깨도 강한 것 같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스타일의 수비 스텝은 아니고 안정성도 좀 더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사도스키도 “메이저리그식 수비 스텝에는 오히려 오지환(LG) 쪽이 더욱 가깝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실 일반인도 그렇고 선수들 중에서도 사이드스텝을 할 때 양쪽 모두 고르게 빠른 속도로 나아가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손 뿐만 아니라 발에도 왼발잡이, 오른발잡이가 따로 있듯 좌우의 근력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근력은 순발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실 강정호의 수비범위 차이는 이전에도 언급은 되었으나 지금까지는 특별히 단점이라고 꼬집기도 힘들었다. 국내 기준에서 강정호의 수비는 나쁘지 않고 또 타선에서의 공헌도가 큰 만큼 그 부분을 그리 주목할 이유도 없었다.
그러나 관계자는 “메이저리그는 괴물들의 세계와도 마찬가지”라며 “아시아 선수, 그것도 20대 중반에 환경 적응이 필요한 야수를 스카우트한다는 자체가 다방면에서 좋은 능력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 가는 아시아 선수라면 여러 방면에서 기대치가 크다”라는 말로 강정호가 앞으로 걸어갈 길이 쉽지 않음을 암시했다. 또한 대체로 한국, 일본에서는 타구 정면으로 위치해 안전한 포구 후 송구로 이어지는 것을 정석으로 삼는다. ①자리 위치-②공 잡기-③글러브에서 공 빼기-④오른팔 백스윙-⑤1루로 송구. 이 과정을 동양 야구에서 정석으로 일컫는다.
따라서 대체로 수비코치들은 다섯 과정을 지키며 공을 글러브에서 가능한 빨리 빼는 것을 가장 중점적으로 가르친다. 반면 메이저리그에서는 정면 자리를 잡기 전 백핸디드 캐치(backhanded catch), 심지어 맨손 수비로 불리는 베어핸디드 캐치(barehanded catch) 등을 높이 평가한다. 앞서 언급한 다섯 단계 중 1의 과정을 사실상 생략하거나 1,3을 빼며 한두 타이밍을 절약하는 것. 실패하더라도 이 시도를 높게 평가하고 권장하는 지도자도 자주 볼 수 있다. 송구로 이어지기까지 한두 타이밍을 줄임으로써 발 빠른 타자주자를 더 빨리 잡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쓰이 가즈오는 뉴욕 메츠 시절 수비 시 1에서 5로 이어지는 과정을 모두 갖추려다 명 좌완 톰 글래빈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호세 레예스에게 유격수 자리를 내주고 2루로 이동했고 2년 뒤 콜로라도로 트레이드 되었다. 또한 니시오카는 미네소타 시절 더블플레이를 위해 2루 베이스를 찍은 후 점프 캐치를 하지 않고 베이스를 밟고 안정적으로 송구하려다 주자와 충돌해 정강이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수비 단계를 모두 갖추려던 두 실력파 유격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로 성공하지 못했다.
안정감을 중시하는 동양 야구와 달리 메이저리그는 좀 더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시도를 우선시한다. 안드렐톤 시몬스(애틀랜타)가 현역 최고의 유격수 수비로 손꼽히는 이유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수비율을 기록해서가 아니라 광활한 수비 범위와 재빠른 송구 시도 그 자체에 있다. 아니면 박진만(SK)의 전성 시절처럼 적극적이고 감각적인 대시로 타구 바운드 자체를 줄이는 수비를 펼칠 필요도 있다.
2012년 두산 수석코치를 지냈던 이토 쓰토무 지바 롯데 감독은 당시 강정호에 대해 “김선빈(KIA)과 함께 일본 유격수들보다 더 좋은 어깨를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전형적인 동양 야구 스타일이 아닌 메이저리그에 가까운 야구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향후 빅리그에 도전할 만한 자질을 갖췄다고 밝힌 바 있다.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시작만큼은 유격수로 하고 싶다. 유격수로서 2할6~7푼, 15홈런이면 첫 시즌 잘 정착하는 것이 아닐까”라며 조심스레 이야기한 강정호. 그는 쉽지 않은 관문을 지나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을까.
관련 추천 기사
S1N1 관련 기사
-
[단독인터뷰②]파리? LA? 도쿄 정벌한 어펜져스는 자신감이 넘쳤다 “맏형만 함께한다면!”
2021-08-10
-
[단독인터뷰]‘금메달 4형제’ 펜싱 어벤져스가 뭉쳤다…“우리 이야기 궁금하시죠?”
2021-08-10
-
[SPO 도쿄]‘김세영-고진영 9위’ 여자골프, 메달 획득 좌절…우승은 美 코다(종합)
2021-08-07
-
[SPO 도쿄]‘골프 여왕’ 박세리가 본 도쿄올림픽 “압박감이 있었다…”
2021-08-07
-
[도쿄 인터뷰]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골프 여제' 박인비는 끝을 말했다
2021-08-07
-
[SPO 도쿄]‘골프 여제’ 박인비, 올림픽 2연패 실패…5언더파 중위권 마무리
2021-08-07
추천 콘텐츠
-
"韓 축구 매우 안 좋은 상황" 박지성도 무거운 입 열었다…'심판 접대' 파문 속 KFA 대수술 착수→선거인단 100배 확대+전자투표까지 도입 검토
2026-08-12
-
[포토S] 박한동 회장, '한국 대학 축구의 발전을 위해'
2026-08-12
-
[포토S] '멋진 승부, 기대하세요'
2026-08-12
-
유럽 최강 가린다 '30년 만에 우승' 빌라vs'UCL 2연패 달성' PSG 격돌...슈퍼컵 정상의 주인공은?
2026-08-12
-
[포토S] 제21회 수려한합천 1·2학년 대학축구연맹전 개막 미디어데이
2026-08-12
-
[포토S] 아주대 이규택, '우승을 목표로'
2026-08-12
많이 본 기사
-
한국 아이돌 비주얼, 한국 잡는 실력까지…日 배드민턴 초미녀, 코리아마스터즈서 韓 혼합복식 제압 → 2주 연속 우승
2026-08-10
-
前 KIA 위즈덤 미쳤다, 이러다 21세기 기록까지 깨나… 전광판 직격 초대형 홈런, 맞으면 넘어간다
2026-08-10
-
안세영에게 '세계선수권 5회 메달리스트' 온다…"17년 만에 안방 개최인데 우승길 험난" 인도 언론은 한숨→홈 이점+시드 호재 얻은 'WC 강자'와 준결승 빅뱅 가능성
2026-08-10
-
원태인vs김백산 치열한 진실 공방?…"너 거짓말 좀 하지 마"-"밥 언제 사주실 거예요?"
2026-08-11
-
"KIA에 복수하겠다" 김도영-김태군 이름까지 똑똑히 기억 중…페덱의 복수혈전 결말은?
2026-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