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택시운전사' 포스터. 제공|(주)쇼박스
[스포티비스타=이호영 인턴기자]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한국의 '택시운전사'가 내민 손을 잡았다. 독일 출신의 할리우드 배우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대한민국의 시대극과 만나게된 사연은 무엇이었을까.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 기자 위르게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 분)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다.

토마스 크레취만이 연기하는 독일 기자 위르게 힌츠페터는 실존인물이다. 광주 사태 당시 그는 프레스카드 없이 신분을 숨기고 광주의 참상을 취재해 알렸다. 이른바 '푸른 눈의 목격자'가 된 그는 한국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3년 제2회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했다. 

당시 위르게 힌츠페터는 "내 눈으로 진실을 보고 전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용감한 한국인 택시기사 김사복 씨와 헌신적으로 도와준 광주의 젊은이들이 없었다면 다큐멘터리는 세상에 나올 수 없었다"라는 수상 소감을 바탕으로 '택시운전사'가 출발했다.

▲ 영화 '피아니스트'-'원티드'-'킹콩' 토마스 크레취만 스틸. 제공|감자(주)-UPI코리아
토마스 크레취만은 그동안 한국 작품들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번 작품 출연 소식을 접한 이들은 반가움과 동시에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독일 출신으로 1989년부터 독일 TV시리즈에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대부분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악역을 맡아 '악역 전문' 배우로도 익숙하다.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대표적인 영화로는 '피아니스트'.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킹콩', '원티드', '레지던트이블' 시리즈 등이 있다.

장 감독은 20일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토마스 크레취만 캐스팅 과정에 대해 "토마스 크레취만이 함께 하겠다고 해서 나도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초반에는 할리우드 배우 캐스팅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독일 기자 역할이기에 독일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게 토마스 크레취만이었다. 그의 작품 '피아니스트'를 굉장히 인상 깊게 봤다"고 말했다.

▲ 영화 '택시운전사' 토마스 크레취만 스틸. 제공|(주)쇼박스
장 감독은 "독일 쪽 에이전시에 연락해보니 '할리우드에서 주로 활동하는 배우라 아마 힘들 것'이라고 했다. 무작정 시나리오를 영문으로 번역해 보냈는데 배우가 만나기를 원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그의 집에 가서 설득을 하려 했다. 배우가 먼저 작품이 가진 취지에 대해 공감해줬다.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표현해 설득하러 갔다가 오히려 저녁식사 대접을 받았다"고 비화를 밝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외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화의 취지가 외국인 배우의 마음을 움직였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본래 동독 출신이다. 20살이 되던 해 4개의 국경을 건너 서독으로 망명했던 인물이다. 조국의 뼈아픈 현대사를 다룬 주제에 대한 공감도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한편 '택시운전사'는 오는 8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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