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UF20' 계체량을 통과한 뒤 환하게 웃고 있는 함서희 ⓒ UFC

[SPOTV NEWS=조영준 기자] 157cm의 단신 파이터. 겉으로 보면 그저 가냘픈 20대 여성으로 보인다. 그러나 케이지 안으로 들어가면 먹이를 재빨리 낚아채는 매로 변한다.

꿋꿋하게 종합격투기 길을 걸어온 함서희(27, 부산 팀매드)는 지난 13일 한국 여성격투가로는 처음으로 옥타곤에 올랐다.

함서희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팜스 카지노 리조트에서 열린 TUF 20 피날레 스트로급(52kg)에서 조앤 칼더우드(28·스코틀랜드)에 0-3 만장일치 판정패 당했다.

비록 함서희는 자신의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지 못했지만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많았다. 무엇보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시켰다. 함서희는 승패를 떠나 강한 상대를 피하지 않았다. 칼더우드는 공식 전적 8승 무패 4KO승을 거둔 강자였다. 킥복싱을 기반으로 둔 타격가인 칼더우드는 ‘TUF20' 4강전에서 탈락한 경력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함서희가 불리하게 느껴졌던 것은 신장 차이였다. 자신보다 10cm나 더 큰 선수를 상대했다. 칼더우드의 긴 리치와 킥을 봉쇄하는 것이 함서희의 과제였다.

경기 전 칼더우드의 압도적인 우위가 점쳐졌지만 함서희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재빠르고 정확한 왼손 스트레이트를 여러 번 칼더우드의 안면에 적중시켰다. 순식간에 칼더우드의 안면은 피로 물들었다. 빠른 스피드로 치고 빠지는 전략을 세운 함서희는 시종일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 조앤 칼더우드(왼쪽)와 함서희(오른쪽) ⓒ UFC



그러나 3라운드에서 함서희는 체력적인 열세를 드러내며 고전했다. 칼더우드의 강력한 킥을 안면에 허용하는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끝까지 버텨내며 후회 없는 경기를 마쳤다.

이 경기를 치른 함서희는 신설된 UFC 여성 스트로급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와 일본 무대에서 흘렸던 땀이 작은 결실로 이어진 순간이었다.

본격적으로 UFC에 진출한 함서희는 앞으로 이 체급에서 랭킹을 올리는 것이 목표가 됐다. 함서희는 주로 아톰급(48kg 이하)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UFC에는 이 체급이 없다. 가장 가벼운 체급으로 신설된 스트로급(52kg 이하)의 상대들은 모두 함서희보다 한 체급 위의 선수들이다.

옥타곤이라는 정글에서 함서희에게 유리한 것은 없다. 하지만 이러한 난관을 하나씩 극복하며 세계적인 파이터로 성장하는 새로운 도전이 생겼다. 무엇보다 희망적인 이유는 데뷔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이다.

함서희는 칼더우드와의 데뷔전을 마친 뒤 "열심히 해보겠다고했는데 결과는 좋지 못했다. 역시 세계의 벽은 높고 나보다 강한 사람은 많았다. 더 열심히 훈련해 나보다 앞서있는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며 소감을 전했다.

함서희가 UFC와 계약한 경기 수는 4경기다. 내년 함서희는 3번 UFC 무대에 오를 수 있다. 데뷔전을 통해 희망을 선사한 그가 2015년 한국 여성 파이터 최초로 UFC 승자가 될 수 있을까.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