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코너 맥그리거(26·아일랜드)는 '폭군'의 신경을 툭툭 건드렸다. 하지만 챔피언은 흔들리지 않았다.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는 '노토리어스'를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지난 1월 맥그리거가 데니스 시버를 쓰러뜨린 후 철장을 넘어 싸워보자고 도발할 때만 해도 조제 알도(28·브라질)는 '맥그리거가 광대짓을 한다'며 피식 웃었다.

그런데 맥그리거가 도를 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UFC 189 프로모션 월드투어에서 알도의 챔피언 벨트를 갑자기 낚아채더니 "넌 누가 진짜 왕인지 보고 있다"고 외쳐댔다. 평정심을 유지하던 알도도 이때만큼은 얼굴색이 바뀌었다.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맥그리거의 신경전에 알도가 말려든 분위기였다.


오는 7월 12일(한국시간) UFC 189 메인이벤트에서 맥그리거를 상대로 UFC 페더급 타이틀 8차 방어에 나서는 조제 알도, 이제는 주도권을 가져오려고 마음먹었다. 지난 17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노바유니아오 체육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8월 존 존스와 다니엘 코미어가 그랬던 것처럼, 맥그리거와 격렬한 몸싸움도 불사하겠다는 것처럼 보였다.

"월드투어 중 벌금 낼 것을 고려해봤지만, 벌금이 너무 커 그럴 수 없었다"고 밝힌 알도는 "하지만 이제 경기가 점점 다가오면서 우리는 더 강하게 나갈 수 있다. 누구도 제지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트래시토크는 물론이다. (만약 만났을 때)내가 할 일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알도는 경기를 이틀 앞두고 진행되는 미디어데이, 하루 앞두고 펼쳐지는 계체에서 다시 맥그리거와 마주선다. 이번엔 이전처럼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미 어떻게 나갈지 머릿속에 그려두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비밀이다. 전혀 다른 '조제 알도'가 될 것이다. 벌금도, 출전정지도 없다. 이제 경기를 취소하지 못한다. 맥그리거는 또 신경전을 걸 것이지만 이번엔 다른 장면이 연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맥그리거의 기를 더 이상 살려주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몸싸움이 펼쳐지면 좋겠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면서 "장난은 끝났다. 나와 마주선 다음, 맥그리거는 계획했던 일들을 포기하고 말 것이다. 여러분은 그걸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알도는 통산 전적 25승 1패의 절대 강자다. 9년 동안 18연승을 달리고 있다. 2009년 11월 마이크 브라운을 꺾고 WEC 페더급 챔피언에 오른 뒤, 정상에서 내려와본 적이 없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냉정한 승부사' 알도는 맥그리거가 날뛰게 놓아두면 안 될 것이라고 직감한 듯했다. "그는 원하는 대로 떠들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다가오면 내 대답이 무엇인지 느끼게 될 것이다. 그는 두려움에 떨게 될 것이다. 이전에도 그의 눈을 보면서 그것을 느껴왔다. 맥그리거를 쫓아갈 것이다. 그는 절대 나와 같은 파이터는 상대해보지 못했다"고 으르렁거렸다. 적대감이 가득했다.

알도의 코치인 안드레 '데데' 페데르네이라스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맥그리거가 옥타곤 안에서 꼬리를 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맥그리거는 17승(2패) 중 15승을 (T)KO로 잡아낸, 강력한 왼손잡이 스트라이커. 하지만 데데 코치는 경기에 들어가면 맥그리거는 레슬러가 돼버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맥그리거는 경기 중간에 레슬러가 될 것이다. 그가 능숙하다고 믿었던 타격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경기 중 깨닫게 될 것이다. 알도에게 그래플링 싸움을 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테이크다운을 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알도가 방심을 하고 있는 건 아니다. 맥그리거를 대비해 '스피드' 조나스 빌하링요(25·브라질)를 훈련 캠프로 부르는 등 철저하게 경기를 준비 중이다. 빌하링요는 180cm 장신 파이터로 브라질 정글파이트의 밴텀급·페더급 챔피언이다. 전적은 6승 1무로, 4승을 (T)KO로 따냈다. 맥그리거처럼 다양한 킥을 구사한다. 알도는 가상의 맥그리거를 매일 상대하며 칼을 갈고 있다.


■ UFC 189 대진

[페더급 타이틀전] 조제 알도 vs 코너 맥그리거
[웰터급 타이틀전] 로비 라울러 vs 로리 맥도널드
[라이트급] 데니스 버뮤데즈 vs. 제레미 스티븐스
[웰터급] 거너 넬슨 vs 존 해서웨이
[밴텀급] 브레드 피켓 vs 토마스 알메이다
[웰터급] 브랜든 태치 vs 존 하워드
[웰터급] 마이크 스윅 vs 알렉스 가르시아
[밴텀급] 코디 가브란트 vs 엔리 브리오네스
[웰터급] 맷 브라운 vs 팀 민스
[라이트급] 요스데니스 세데노 vs 코디 피스터
[플라이급] 닐 시리 vs 루이스 스몰카

[사진] 조제 알도 ⓒGettyimages [영상] ⓒ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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