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K리그 미디어데이] 얌전해도 재치 있는 신경전…K리그1 미디어데이 말·말·말

작성일: 2018.02.27 17:15 유현태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우승을 말하는 '1', 최강희 감독은 우승을 말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홍은동, 유현태 기자] 2018시즌 K리그 미디어데이를 달군 말들을 모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2018시즌 K리그1(클래식)과 K리그2(챌린지) 개막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사실 K리그에서 첨예한 신경전을 찾아보긴 쉽지 않다. 축구계에선 다양한 방식으로 인연을 맺는다. 선,후배 관계로 사제 관계로, 때론 대표 팀 동료로 만난다. 당지 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혹은 이슈를 만들기 위해, 서로를 다치게하거나 쉽게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는 말을 할 수도 없는 노릇.

훈훈한 이야기들로 서로를 격려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래도 그 와중에 재치 있는 말로 '얌전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분위기를 보니 안 쓰면 1위를 안 쓰면 욕 먹겠더라."

전북 현대는 공공의 적이다. 최근 투자가 위축된다는 K리그에서 꾸준히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최고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2017시즌에도 우승을 차지했으니 가장 주목을 받는 것도 당연한 일. 각 팀들은 모두 전북을 견제한다. 최 감독은 예상 순위를 묻자, 화이트보드에 굵게 '1'을 썼다. 현장의 분위기는 당연하다는 반응. 그 이유를 묻자 "분위기를 보니 1위를 안 쓰면 욕 먹겠더라"면서 이유를 밝혔다. 최 감독은 이번 시즌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을 목표로 꼽았다.

▲ 이재성이 탐나는 서정원 감독. ⓒ곽혜미 기자

"질문의 요지를 영 이해하지 못한 것 같으신데."

단골 질문이 또 미디어데이를 장식했다. '다른 팀에서 영입하고 싶은 선수가 있나.' 솔직하게 선수들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성실하게 답한 감독이 있는 반면, 조금 다른 방식으로 질문을 피해간 이들도 있다. 전남 드래곤즈 유상철 감독은 "우리 팀 선수들이 잘해서, 원하는 팀으로 떠나길 바란다"면서 즉답을 피했고, FC서울 황선홍 감독도 "선수들이 워낙 많이 바뀌었고, 조직력을 다질 시기라 현재 선수단에게 신뢰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지켜보던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재성"이라고 솔직한 답을 내놨다. 그라고 수원 선수들을 아끼지 않을 리가 있을까. 서 감독은 마이크를 잡고 한 마디를 남겼다. "질문의 요지를 영 이해하지 못한 것 같으신데."

"40까지 선수 생활하고 싶지? 전북으로 와."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영입하고 싶은 선수로 강원FC 공격수 이근호를 꼽았다. 1985년생 이근호는 이제 어떤 팀에 가서도 '어르신'으로 꼽힐 베테랑. 하지만 최 감독이 40살까지 뛸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자신감을 밝힌 근거는 있다. 바로 K리그 최초로 200골 고지에 오른 이동국. 이동국은 1979년생, 올해로 한국 나이 40이다. 최 감독은 재활 공장장이란 별명에 어울리게 나이 많은 선수들의 기량을 기가 막히게 뽑아내는 감독. 이근호도 2015년 전북에서 생활을 한 적이 있다. 이근호가 전북의 녹색 유니폼을 입고 40살까지 활약할 수 있을까.

▲ 이동국 덕분에 나이도 잊었다는 이근호. ⓒ곽혜미 기자

"동국이형 있잖아요", "네가 나보다 더 오래 뛸 것 같다"

이근호와 이동국. 두 베테랑 선수의 덕담도 보기 좋았다. 이근호는 여전히 많이 뛰는 축구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A 대표 팀에서 꾸준히 활약할 정도로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근호는 자신의 장수 비결을 묻자 "최연장자 (이)동국이형이 뛰고 있어서 저는 어리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범이 된 선배를 칭찬했다.

이동국 역시 "네가 나보다 더 오래 뛸 거 같다"며 화답했다.

"이병은 뛰라면 뛰어야죠."

개별 기자 회견장에서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테이블엔 머리를 짧게 깎은 3명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평소 삭발을 하고 다니는 상주 상무 김태완 감독과 상병 여름, 이병 윤빛가람이 그 주인공. 선임 여름은 지난 시즌 줄부상 속에 상주 중원을 지키느라 고군분투했다. 부상자가 돌아왔고 이제 신병들이 합류해 한결 여유가 생긴 상황. 윤빛가람은 여름이 기대하는 '특급 후임'이란다. 윤빛가람은 훈련소에서 나온 지 1주일도 채 되지 않아 몸 상태는 완벽하지 않아 1,2달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축구가 주 특기라지만 상주 역시 군대가 아니던가. 여름은 "이병은 뛰라고 하면 뛰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윤빛가람의 조기 출격을 예상했다.

▲ '누가 더 각이 잡혔나?' 이병 윤빛가람(왼쪽)과 상병 여름. ⓒ곽혜미 기자

"주세요."

K리그 감독들이 가장 품에 안고 싶었던 선수는 전북 현대의 '미드필더' 이재성이다. 기술과 활동량은 물론이고, 경기 흐름을 읽는 눈이 예리한 데다가 영리한 플레이를 펼친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물론이고, 인천 유나이티드 이기형 감독과 대구FC 안드레 감독도 이재성을 '워너비'로 꼽았다. 브라질 출신인 안드레 감독은 통역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슬쩍 뒤를 돌아보면서 전북 최강희 감독에게 한국어로 말을 건넸다. "주세요."

"수비수 이재성이라면 주겠다."

여러 감독들의 러브콜이 이재성을 향했다. 재치 있는 말솜씨로 유명한 최강희 감독의 응답 역시 걸작이다. 최 감독은 "수비수 이재성이라면 생각해보겠다"면서 맞받아쳤다. 주축 수비수 이재성을 소홀하게 생각할 리야 없지만, 지난 시즌 MVP를 달라는 말을 들어줄 감독이 어디 있을까. 전북은 월드컵 이후 이재성의 이적을 고려하고 있다. 물론 행선지는 국내가 아닌 유럽이 될 것이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