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월드컵 VIEW] 하필 탈락 직전에야…한국은 최종전서 가장 좋았다

작성일: 2018.06.28 00:57 유현태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독일전에서 의지를 다지는 한국 선수들. ⓒ연합뉴스
▲ 득점 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는 손흥민. ⓒ연합뉴스
▲ 조현우(왼쪽)는 환상적인 선방으로 한국의 좋은 경기를 이끌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을 상대로 멋진 경기력을 뽐냈다. 하필 2패를 거두고 탈락을 앞둔 시점이라 아쉬움이 남았다.

한국 축구 대표 팀은 27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 리그 3차전에서 세계 최강 독일을 2-0으로 이겼다.

신태용호의 도전은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스웨덴과 경기에서 '변칙' 4-3-3 포메이션을 뽑아들었지만 무기력했다. '스웨덴 대응책'만 확인했다. 평소 공격적인 경기를 즐기는 신 감독 스타일은 없었다. 전반 15분께까지 김신욱에게 롱패스하고 세컨드볼 싸움을 하면서 스웨덴을 당황케했지만 그 뿐이었다. 이후엔 수비적으로 내려 앉았다. 수비 전술도 결국 승리하기 위한 포석이지만 한국은 그저 수비만 했다. 워낙 수비로 물러나 역습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VAR 끝에 내준 페널티킥이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한국이 승리할 수 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멕시코전에선 한국이 잘하는 경기를 들고 나왔다. 경기력에선 훨씬 짜임새가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멕시코전에 지난해부터 갈고 닦았던 4-4-2 전술을 들고 나왔다. 두 줄 수비가 힘을 발휘했다. 한국은 간격을 좁혀 기술이 뛰어나고 발이 빠른 멕시코가 달릴 공간을 주지 않았다. '선 수비 후 역습'이 됐다. 손흥민이 여러 차례 수비 뒤 공간을 공략했다. 비록 실수로 무너졌지만 한국은 멕시코를 여러 차례 위협했다.

한국은 지난 2경기에서 배운 것이 있었다. 두 줄 수비는 충분히 한국도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역습을 펼쳐야 골을 노릴 수 있다는 것. 경기로 배운 점들이었다. 독일을 괴롭힌 것도 그랬다. 한국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독일 선수들을 1대1로 잘 따라붙으면서 수비 조직을 유지했다. 한국은 전반전에만 56km를 뛰었다. 55km를 뛴 독일을 활동량에서 압도했다. 독일은 전반 45분 동안 6개 슈팅을 기록했다. 한국이 4개를 기록했으니 독일의 뜻대로 경기를 풀었다고 보긴 어려웠다.

수비수들도 페널티킥을 두 번이나 허용한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경기에 나섰다. 수비수들은 핸드볼을 피하기 위해 팔을 뒤로 하고 수비했고, 성급한 수비 대신 기다리면서 각도를 먼저 잡는 데 주력했다. 윤영선과 김영권 조합은 안정적으로 수비를 했고, 전진한 장현수는 절대적인 개인 기량이 밀리는 상황에서 때로 중원에서, 때론 최후방에서 힘을 보태면서 자신의 수비력을 발휘했다.
 
역습에선 손흥민의 개인 능력을 믿었다. 손흥민은 후방으로 나오거나, 수비 뒤를 파는 움직임을 펼치고, 수비를 등지기도 했다. 손흥민이 공을 관리하면서 다른 선수들이 나올 시간을 벌었다.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공격적으로 경기에 나선 독일의 뒷문을 불안하게 했다. 전반 19분 정우영의 프리킥에 이어 손흥민이 쇄도하면서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24분 이용의 크로스가 수비에 맞고 떨어지자 손흥민이 멋진 발리슛을 했다. 전반 추가 시간분엔 손흥민이 직접 공을 관리한 뒤 오른발 슛으로 과감한 슛까지 시도했다. 좋은 경기력이었다.

후반전엔 한국다운 투지도 빛났다. 독일의 다양한 공격 방식에 한국의 체력은 점차 떨어졌다. 하지만 한국의 수비는 집중력을 유지했다. 체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경기력을 유지한 것은 투혼이었다.

독일을 조급하게 만들면서 역습 기회도 생겼다. 독일은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무리한 공격을 하다가 실수를 했다. 수비 라인도 지나치게 올려놔 한국이 노릴 공간이 늘었다. 한국은 후반 21분 문선민이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결국 한국은 독일을 잡았다. 후반 추가 시간엔 코너킥 상황에서 혼전 끝에 김영권이 독일의 골망을 흔들었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가 VAR 끝에 득점이 선언됐다. 마지막 순간엔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까지 전진한 상황에서 손흥민이 최후방으로 침투한 뒤 빈 골문에 공을 밀어넣었다.

점점 경기력은 좋아졌지만 부족했다. 조별 리그 1차전부터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해야 했다. 월드컵은 단 3경기에서 일단 '16강 진출'이 결정된다. 만회할 기회가 많지 않다. 하지만 한국은 그러지 못했다. 권창훈(디종FCO), 이근호(울산 현대) 등 주축 선수들이 이탈하면서 플랜A를 폐기하고 새로운 전술들을 실험해야 했다. '정보전'에 집중하면서 조직력을 다질 기회를 놓친 것도 악재가 됐다.

한국은 조금씩 강해졌다. 1차전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당한 패배가 아팠고, 실수에 무너진 멕시코전도 눈에 밟혔을 것. 3차전은 후회없이 싸웠고 끝내 승리했다. 한국의 경기력을 욕할 이는 아무도 없었다. 발동이 늦었다. 조별 리그를 1차전부터 최고조로 경기하지 못한 것이 뼈아픈 실패의 원인이 됐다. 

탈락했지만 잘 싸웠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