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투손(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욕심은 많이 없어요. 안 다치고 싶어요”
KT 2년차 투수 김민(20)은 올 시즌 팀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 중 하나다. 신인 시즌이었던 지난해 뚜렷한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즌 중반 1군에 올라와 9경기에서 37⅓이닝을 던지며 4승2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다. 보완점이야 있겠지만 매력 넘치는 가능성과 함께 첫발을 뗐다. KT 마운드 차세대 기수로 눈도장을 받았다.
정신없지만, 그래도 소득이 있는 시즌을 치렀다. 당연히 2년차 목표는 클 것이라 예상한다. 김민은 “욕심이 없다”고 했지만, 막상 속내를 들어보면 그렇지 않다. 인터뷰 내내 겸손해 하면서도, 어떻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다부진 세 가지 목표가 나온다. 길지는 않은 시간이었지만, 지난해 1군에서 느낀 것이 많은 듯 했다.
1군에서 뛰기는 했지만 지난해 팀에 폐가 된 것 같아 미안하다. 김민은 “충분히 이기는 경기인데 내가 볼을 연달아 던지면서 볼넷 주고, 또 점수를 줬다. 원래 이기는 경기인데 나 때문에 타이트해진 게 몇 경기 있다. 그게 제일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이번 스프링캠프는 그 아쉬웠던 점을 차분하게 보완하는 무대다.

세 번째는 구종 다변화다. 김민은 지난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비중이 높았다. 다른 구종들은 존재감이 미비했다. 선발로 뛰는 선수인 만큼 더 많은 구종이 필요하다. 김민도 “박승민 코치님이 커브를 많이 던지라고 하신다. 스플리터도 주문하신다. 많이 연습을 하고 있다”면서 “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으려면 구종이 더 있어야 한다. 많은 것을 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것저것 많은 것을 시도하는 와중에 발전도 보인다. 김민은 패스트볼 제구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말한다. “아직 부족하긴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변화구는 스플리터가 히든카드로 떠올랐다. 김민은 “스플리터는 잘 되는 것 같다. 부족한 게 있지만 남은 캠프에서 더 하면 될 것 같다”고 남은 과제를 짚었다.
점점 발전하고 있는 김민은 25일(한국시간) 키움과 연습경기에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치열한 4~5선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민으로서는 코칭스태프에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경기였다. 김민은 “안 아프고 1군에 오래 있는 게 목표다. 많이 던지고도 싶고, 이닝도 많이 소화하고 싶다”면서 “10승보다는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과정에서 그 희망을 찾아가고 있는 KT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