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후 기다리고 있던 팬들에게 사인하는 히로시마 새 외국인 선수 카일 레그놀트. 상당수 선수들은 바로 버스에 탑승했다. ⓒ 신원철 기자
▲ KIA 새 외국인 선수 제이콥 터너가 킨스타디움까지 찾아와 응원해 준 어린이 팬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신원철 기자] 유명 중고거래 온라인 카페에서 '사인볼'을 검색하면 하루에 약 10여건의 게시글을 찾아볼 수 있다. 그중에는 '전 구단 사인볼 팝니다' 같은 글도 있다. 수십명의 이름이 나오는데 가격은 선수마다 제각각이다. 

한국 만의 얘기가 아니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넘버는 27일 주니치 드래곤스의 스프링캠프 상품 매출이 1억엔을 돌파했다는 기사에서 최근 불거진 사인 재판매 문제를 다뤘다.

"주니치는 2월 4일 구단 홈페이지에 재판매 목적의 사인 받기가 계속되면 팬서비스를 제한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런 일부 팬들의 행동은 예전부터 있었다. 그러다 최근 '판로'가 늘어나면서 점점 늘어났다. 선수가 돈벌이에 이용된다는 것은 당사자에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선수를 지켜야 할 구단이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사는 사람이 있으니 파는 사람이 있다. 사인의 소유권은 전달된 순간부터 팬에게 있다. 대처 방법은 두 가지다. 팬서비스를 계속 하거나, 그만 두는 것이다."

전자로는 마쓰자카 다이스케, 소프트뱅크 오 사다하루 회장이 꼽힌다. 한국에 잘 알려진 선수는 아니지만 DeNA의 레전드 미우라 다이스케 역시 "사인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야구장으로 와"라고 말한 전설적인 일화가 전해진다.

▲ LG 박용택 ⓒ 신원철 기자

LG 박용택 역시 사인에 후한 선수다. 그래서 '팔기 위해 사인을 받아간다면, 많이 해줘서 가격을 낮추면 된다'고 말했다는 일화가 퍼지기도 했다. 그런데 박용택은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있다. 사인 거래가 문제면 종이에 미리 해서 뿌리면 되지 않나? 그런데 직접 말로 한 기억은 없다"고 했다.

박용택은 "가끔 인터넷에 내 이름을 쳐보고 사인이 얼마에 거래되는지 보기도 한다. 내 사인은 정말 평범한 가격에 팔린다"고 했다. 그리고 '사기'를 목격했다고 밝혔다. "30~40%는 가짜다. 내가 하지 않은 사인도 내 이름을 달고 팔리는 게 많았다. 내 사인은 내가 보면 안다. 그럴 때는 화가 난다."

넘버에서 지적한대로 사인 재판매는 규제할 수 없는, 자정 작용이 필요한 문제다. 박용택 역시 같은 생각이다. 그는 "선수들의 의식이 달라지고, 더 적극적으로 팬서비스에 나서면 그런(재판매하는) 팬들도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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