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투손(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노수광(29·SK)은 근성이 가장 큰 재능이다. 매사 최선을 다한다. 그런 선수를 싫어하는 팬은 없다. 이적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SK 팬들의 큰 사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는 성적까지 냈다. 135경기에서 타율 3할1푼3리, 8홈런, 53타점, 25도루를 기록하며 팀 공격 선봉에 섰다.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에 나가지는 못했지만 구단도 그 공헌도를 인정해 2억6500만 원의 연봉을 안겼다. 그래서인지 노수광은 더 책임감 있는 선수로 돌아왔다. 현재까지 과정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부상은 지나간 이야기다. 노수광도 “넘어진 이야기만 하지 말자”고 껄껄 웃었다. 이미 잊은 듯했다. SK의 1차 플로리다 캠프에서 만난 노수광은 “비시즌 동안 야구장에서 재활하면서 웨이트 많이 했다. 기본적으로 티배팅, 캐치볼까지 다 잘 만들고 (플로리다로) 넘어왔다. 아프거나 그런 것은 없다. 현재까지 몸은 좋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노수광이 자기 얼굴을 되찾았다.

훈련도 성실히 했다. SK 훈련장에서 가장 늦게까지 땀을 흘리는 선수 중 하나가 바로 노수광이었다. 그 장면과 팬들의 궁금증이 겹쳤다. 노수광은 ‘단짝’ 한동민과 타격 훈련을 하고 있었다. 단순히 공을 올려주고 던져주는 도우미가 아니었다. 두 선수는 타격 매커니즘과 방향성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 미소를 되찾은 노수광이 지난해 이상의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팬들은 물었다. 왜 한동민과 단짝이 됐을까. 노수광은 “다른 형들도 다 잘 봐주지만, (한)동민이형이 제일 잘 봐준다. 같은 외야수고 연습하는 시간이 맞다 보니 제일 친하다. 나이 차이도 한 살밖에 안 난다. 모르는 것이나 안 되는 것들을 잘 가르쳐준다”고 답했다. 야구가 안 될 때 서로 고민을 털어놓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두 선수는 지난해 “서로에게 배웠다”고 했다.

룸메이트인 외야수 정의윤은 어떨까. 노수광은 팬의 질문에 한동민과는 조금 다르다고 했다. 노수광은 “의윤이형은 대답을 잘 안 해준다. 한 번씩 진지하게 이야기해주는데, 몇 번 물어봐야 한 번 돌아온다”고 크게 웃으면서 “타격이라는 게 예민한 것이기 때문에 그게 누구한테 맞을 수도 있고, 안 맞을 수도 있다. 그런 것 때문에 그렇다. 내가 귀찮은 게 아니라 내가 혼란에 빠질 수 있으니 그렇다”고 선배의 깊은 마음(?)을 되새겼다.

이제 노수광도 우리 나이로 서른이다. 노수광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마음은 20대라고 누차 강조했다.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유형의 선수로 태어나고 싶을까. 역시 자신이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궁금함이 묻어나는 답변이 나왔다. 노수광은 “홈런 타자를 한번 해보고 싶은 게 있다. 홈런을 40~50개 치면 어떤 기분일까. 그런 느낌을 느껴본 적이 없으니…”라고 웃었다.

노수광은 시종일관 밝았다. 올해 전망도 그 미소만큼 밝다. 목표는 크지 않지만, 현실적이다. 노수광은 “목표야 경기에 많이 나가는 것밖에 없다. 그래야 성적도 난다. 나는 선배들처럼 커리어가 있는 선수도 아니다”고 자신을 낮추면서 “열심히 하고 잘하면 경기에 많이 나갈 테니 기록은 따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간단명료하게 각오를 다졌다. SK도, 팬도 노수광의 그 소망이 실현되길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