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서울, 곽혜미 기자] 프로야구선수협회 FA제도 개선안 관련 기자 간담회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프로야구선수협회 김선웅 사무총장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개선되지 않은 FA 제도가 기이한 계약을 만들었다.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키움과 LG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키움 내야수 김민성과 현금 5억 원을 트레이드했다고 알렸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다. 김민성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FA(자유 계약 선수)가 됐다. 김민성은 넥센과 3년 계약금 3억 원, 연봉 4억 원, 옵션 매년 1억 원 등 총액 18억 원 FA 계약을 맺었다. FA 절차가 완료된 5일 LG로 바로 트레이드가 됐다.

LG가 FA 김민성을 영입했다면, 보상 선수와 전해 연봉 200% 또는 전해 연봉 300%를 넥센에 줘야 했다. 전해 연봉 300%는 10억5000만 원이다. 키움은 김민성과 재계약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LG는 보유 선수 유출을 막기 위해서 FA 김민성이 아닌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김민성을 노렸고 현금 5억 원'만' 들여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없다. KBO 관계자는 이번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보며 "김민성은 FA로 공시가 돼 키움 선수가 됐다. 이후 키움과 LG가 선수, 현금 트레이드를 한 점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 규정에 맞는지에 대한 점만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김민성 ⓒ 한희재 기자

결과적으로 LG는 김민성을 5억5000만 원을 아껴서 영입한 셈이다. 절차상, 규약상 문제는 없다. 그러나 물음표가 따를 수 있는 대목이다. 현행 FA 제도의 허점을 파고든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계약 규약을 의미 없게 만들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와 KBO는 지난해 현행 FA 제도 개선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다. KBO와 선수협은 FA 계약 총액 상한선 제도, FA 취득 기간 축소, FA 등급제 등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그러나 무엇 하나 바뀌지 않았다.

몸값이 비싼 대형 FA의 경우 계약은 해가 바뀌기 전에 나온다. 수요가 있고 지출 의사가 있는 팀이 있다. 그러나 중소형 FA의 경우는 이적이 어렵다. 외부 중소형 FA 영입으로 만드는 강화보다 이후 발생하는 보상 출혈이 더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계약 규모에 따라 보상 제도가 달라지는 FA 등급제 시도는 수년 전부터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수년 동안 제도는 바뀌지 않았다. FA 시장이 호황일 때는 전혀 문제가 없는 듯했으나, 구단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육성을 외치는 기조로 바뀌자, 볼멘소리가 계속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한 시즌의 시작을 말할 수 있는 스프링캠프 막바지에 이르러서 어렵게 계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초대형 계약 예정이 아닌 FA는 천덕꾸러기가 됐다. 

리그 균형과 선수 권리를 살리고자 만든 FA 제도가 편법과 멍들었다. '거품 제거'를 외치는 구단과 권리를 지켜야 하는 선수 모두가 제도 개선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FA 제도는 소수의 대형 계약이 아닌 모든 선수의 권리가 돼야 한다. 대형 계약만 나오는 '그들만의 FA'로는 선수 가치, 리그 가치를 떨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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