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소득이 없는 경기는 아니었다. 김민이라는 또 하나의 요원을 발굴한 경기였다.
김민은 27일 창원 NC 파크에서 열린 NC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을 7개나 잡아내며 볼넷 없이 6안타만 내주는 좋은 투구를 했다. 양의지에게 한 방을 허용하며 4점을 내줘 패전투수가 됐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입증한 투구였다.
김민은 일단 빠른 볼의 구속이 돋보였다. 시속 150km를 훌쩍 넘기는 빠른 공이 인상적이었다. 평균 구속도 147~148km를 오갈 정도로 힘이 있었다.
7이닝 동안 투구수가 84개에 불과할 만큼 안정적인 제구력이 돋보였다. 지난해만 해도 제구에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닝당 10개를 조금 넘기는 수준의 투구수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이어 갔다.
새로운 구종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데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김민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투 피치 위주의 투수였다. 하지만 올 시즌엔 커브와 스플리터를 장착했다.
이날은 스플리터가 힘을 발휘했다.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정도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 줬다.
김민은 시즌 전까지만 해도 "아직 스플리터에 대해 확실한 자신감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외에 또 다른 공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수준"이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스플리터가 분명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 줬다. 스플리터가 요소요소에서 힘을 발휘해 준 덕에 적은 투구수로도 긴 이닝 투구가 가능했다.
다시 강조하지만 김민은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 여기에 주 무기인 슬라이더 외에 스플리터까지 제대로 떨어진다면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시즌 첫 경기에서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이날 경기는 그가 이후 선발 투수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kt가 개막 4연패라는 큰 고비 앞에서도 웃을 수 있는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