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수빈(29, 두산 베어스)이 찬스에 강하다는 말에 너스레를 떨며 웃었다. 두산은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2차전 연장 10회 정수빈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두산은 2연승을 달리며 시즌 성적 3승 1패를 기록했다.
지난 3경기에서 정수빈의 방망이는 9타수 1안타로 다소 잠잠했다. 정수빈만 겪는 일은 아니었다. 시즌 초반이라 두산 타선이 전반적으로 타격 페이스가 더디게 올라오고 있었다.
정수빈은 27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지만 개의치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상대 선발이 왼손 이승호라 좌타자인 정수빈 대신 우타자 김대한을 투입한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정수빈 역시 "지난 3경기 타격감이 안 좋고, 상대 선발이 왼손이라 예상했던 일"이라며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정수빈은 2-2로 맞선 9회말 선두 타자 안타로 출루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대주자로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다. 연장 10회 1사 1, 2루에서 허경민이 우익수 앞 안타로 출루하면서 만루 기회가 왔다. 정수빈은 우익수 오른쪽으로 쭉 뻗어가는 안타를 날리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정수빈은 "(허)경민이가 앞에서 2루타를 쳤으면 내게 기회가 안 올 뻔했다. 안타를 치고 나가서 다행이었다. 경민이를 비롯한 앞에 타자들이 계속 살아 나가줘서 내게 기회가 왔다. 앞에 나간 주자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오랜만에 시원한 타구가 나온 것 같다고 하자 "지금 이제 4경기째다. 타격 페이스가 아직 안 올라온 것 같아 걱정은 했지만, 타격감이 나쁘진 않았다. 이제 4경기 10타수 나갔다. 아직 140경기가 남았으니까 지난 기록은 신경 쓰지 않고 계속 페이스를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선발 데뷔전을 치른 신인 외야수 김대한에게도 따뜻한 한마디를 남겼다. 김대한은 2009년 정수빈 이후 10년 만에 두산 개막 엔트리에 든 고졸 야수다. 김대한은 이날 9번 타자 중견수로 나서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고, 타석에서는 2타수 1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정수빈은 "나도 10년 전에 대한이 같은 시절이 있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뛰는지 나도 잘 알고 있다. 지금은 욕심 내지 말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대한이가 잘해도 못해도 칭찬을 받을 수 있는 시기다. 워낙 뛰어나고 재능이 많은 선수라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