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팀 역사 꼭대기에 우뚝 선 삼성 박한이 ⓒ삼성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삼성은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두산과 경기에 ‘바카니 데이’를 연다. 팀 베테랑 외야수 박한이(40)를 주인공으로 한 특별 이벤트다. 

삼성은 ‘바카니 볼’ 3300개를 증정함은 물론 다양한 이벤트로 팬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또한 이날은 박한이의 첫째 딸인 박수영 양이 시구하고, 박한이가 공을 받는 특별한 행사도 열린다.

그런 삼성 프런트는 시즌 초반 내심 고민이 있었다. 박한이가 확고한 주전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벤치에 앉아 있으면 이벤트의 취지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박한이가 최근 맹타를 휘두르며 이날 주인공이 될 준비를 마쳐서다. 멀티히트를 기록해도 타율이 깎일 정도의 고공 행진이다.

박한이는 베테랑의 품격을 넘어 전설의 자격을 증명하고 있다. 박한이는 29일까지 시즌 4경기에서 타율 6할9푼2리, 2홈런, 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887이라는 놀라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9일 대구 두산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는 등 최근 3경기에서 모두 멀티히트 행진이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30일에도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는 충분한 성적이다.

개막전부터 주전으로 시작하지는 못했다. 삼성은 박해민 구자욱이라는 기존 주전 선수에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김동엽을 영입했다. 장타력 보강 차원이다. 김동엽은 시범경기까지 무난한 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기대치를 높였다. 박한이의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백업 생활이 길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박한이는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7일 사직 롯데전에서 대타로 들어가 홈런 두 방을 터뜨리는 등 대활약을 펼쳤다. 풍부한 경험은 물론 벤치에서도 집중력을 이어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박한이는 28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4안타를 치며 자신의 자리를 움켜쥐었다.

그런 박한이에게 30일 행사는 삼성의 전설로 공인되는 하나의 과정일지 모른다. 2001년 삼성서 데뷔한 박한이는 평생 파란 유니폼만 입으며 지금까지 2101경기에서 2164안타를 때렸다. 이는 삼성 소속 선수로만 따지면 이승엽(2156안타)을 뛰어넘는 팀 역대 1위 기록이다. 또 하나의 전설이자 KBO 리그 2318안타에 빛나는 양준혁이 있지만 삼성에서는 1867안타다.

사실 박한이는 이승엽 양준혁과 같은 화려한 훈장이 없다.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는 2003년 기록한 170안타다. 200안타 타이틀도 없고, 20홈런 훈장도 없고, 100타점 훈장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묵묵하게 원클럽맨 길을 걸어온 박한이는 이제 삼성이 배출한 그 어떤 스타보다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30일 행사서 그에 걸맞은 팬들의 환대가 이어진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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