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1군 엔트리에는 임창용 윤석민 김세현까지 양현종의 선배들이 몇몇 있었다. 하지만 세 선수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지금은 1군에 없다. 임창용은 방출 뒤 은퇴했고, 윤석민과 김세현은 부상과 구위 저하로 2군에 있다. 이처럼 양현종의 순번은 몇 년 사이에 점점 젊어지고 있는 KIA 마운드를 실감할 수 있다. 경험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세대교체 관점에서는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 낼 성적에 달렸다.
앞서 언급한 세 베테랑은 자기 자리가 비교적 확실했다. 임기영 한승혁 등 최근 팀 마운드에서 중용됐던 선수들도 부상으로 현재 1군에 없다. 위기라면 위기다. 그 자리를 어린 선수들이 메웠다. KIA가 좀처럼 배출하지 못했던 신인왕 후보도 두 명이나 떠올랐다. 올해 1차 지명자인 좌완 김기훈과 지난해 2차 2라운드(전체 16순위) 지명자인 좌완 하준영이 그들이다. 현재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다.
캠프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김기훈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시즌 두 경기에서 6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 중이다. 첫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달 28일 한화전에서는 5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의 좋은 투구 내용으로 기대감을 키웠다. 로테이션을 계속 소화할 정도의 실력을 보여준다는 전제하에 올해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불펜에서는 하준영이 두각을 드러냈다. 하준영은 첫 4경기에서 6이닝을 던지며 1승1홀드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피안타율은 단 1할,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83에 불과하다. 패스트볼 구속이 계속해서 올라오면서 위력을 더한다. 김세현이 빠진 불펜에서 김윤동과 할 일이 많은 선수다. 좌완 셋업맨 자리를 차지했다.
임기영의 대체 선발로 투입된 황인준(28)도 지난달 31일 kt전서 4⅓이닝 7탈삼진 2실점으로 선전했다. 당분간은 로테이션에 고정될 전망이다. 마무리 김윤동(26)을 비롯해 이민우(26) 문경찬(27) 이준영(27) 등 올해 등판 횟수가 많았던 선수들은 대부분 20대 중·후반의 선수들이다. 이들이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당장의 성적은 물론 향후 3~4년의 마운드 구상을 그리기 편해진다.
대기하고 있는 선수들도 그렇게 나이가 많지 않은 편이다. 임기영(26) 한승혁(26) 임기준(28) 등도 모두 아직 20대다. 시험대에 선 KIA 마운드가 리빌딩 완성을 향해 달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