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예의 전당 입성을 예약한 가운데, 이치로의 현역을 회고하는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추억이 끊임없이 나온다. 이치로 이후 가장 성공한 아시아 출신 타자인 추신수도 마찬가지다. 특히 추신수는 MLB 첫 소속팀이 시애틀이었다. 추신수는 2005년 시애틀 소속으로 MLB에 데뷔해 2006년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될 때까지 14경기에 나갔다. 짧지만 이치로와 함께한 기억이 있다.
추신수는 일본 야구전문매체 4일 ‘풀카운트’와 인터뷰에서 “함께 뛴 시간이 짧아 말을 주고받은 적은 거의 없었다. 이미 그는 슈퍼스타였다”고 시애틀 시절을 떠올렸다. ‘풀카운트’에 따르면 추신수는 외야수로 인정받는 선수 대열에 오른 뒤 이치로와 대화할 시간이 조금 늘었다고 했다. 한편 그가 쌓은 업적은 물론, 지난해 프런트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꾸준히 훈련하는 노력에 감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선수 신분을 벗어나 프런트 오피스에 합류했음에도 변함없이 경기에 나갈 준비를 계속하는 게 놀라웠다”면서 “경기에 나설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훈련한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아마도 올해 도쿄 개막전 출전을 목표로 했겠지만, 그래도 똑같은 준비를 계속한 것은 다른 사람은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특별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추신수는 “이치로는 말 그대로 야구에 인생을 바친 것 같다. 생활에 중심에 야구가 있었고, 무엇보다 야구를 우선했다. 야구를 사랑하니까 그랬을 것이고, 그 삶에 불평하지 않은 가족의 존재도 컸을 것”이라면서 “나도 야구를 사랑하지만 나에게 삶의 중심은 야구가 아닌 가족이다. 아내와 아이들이 나를 필요로 할 때 야구를 그만두고 가족을 선택할 것이다. 때문에 야구에 모든 것을 바친 이치로의 삶은 나로서 흉내낼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존경했다.
겸손하게 말했지만 추신수도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기 충분한 기록을 쌓았다. 이치로에 이어 아시아 선수로는 최다안타 2위다. 4일까지 MLB 통산 1499안타를 쳤다. 아시아 선수로 MLB 무대에서 1000안타 이상을 친 선수는 이치로(3089안타)와 마쓰이 히데키(1253안타)가 전부다.
189개의 홈런은 아시아 역대 1위다. 778개의 볼넷도 1위다. 현재 708타점을 기록하고 있는데 1위 이치로(780타점)의 기록이 사정거리에 있다. 추신수는 현 소속팀 텍사스와 2020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다. 통산 1500안타·200홈런·1000득점 고지를 모두 밟는 첫 아시아 선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