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 추가 시간 전까지는 수비수, 추가 시간 후부터는 미드필더로 출전한 조소현 ⓒ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용인, 김도곤 기자/이강유 영상기자] "음…어렵네요."

조소현(웨스트햄)의 포지션을 두고 장슬기(현대제철)가 한 말이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6일 용인시민체육공원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에서 2-3을 졌다. 전반에 두 골을 허용해 끌려갔지만 후반에 일방적인 공세를 퍼부어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 시간 실점으로 패했다. 실수가 잦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경기력은 아이슬란드보다 뛰어났다.

이날 경기장은 찾은 팬은 15839명, 국내에서 열린 여자 축구 A매치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이다.

경기 후 윤덕여 감독, 장슬기, 이민아(고베 아이낙), 이금민(한국수력원자력) 등은 모두 "많이 와주셨는데 이기지 못해 죄송하다"고 입을 모았다.

골을 넣은 여민지(수원도시공사), 이금민, 화려한 드리블을 보여준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인기 스타인 이민아, 장슬기도 있었지만 경기 내적으로 가장 많이 주목받은 선수는 조소현이다.

이날 조소현은 중앙 수비수로 뛰었다. 원래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다. 수비를 안정시켜야 하는 전술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수비 안정을 위해 A매치 100경기 이상을 치러 경험이 많은 조소현을 수비수로 내렸다.

윤덕여 감독이 가장 고심하는 부분이 수비 안정화다. 이 경기 전에 지난 호주 4개국 대회에서 드러난 수비 문제를 점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덕여 감독이 내린 선택은 조소현의 포지션 변경이다. 조소현을 중앙 수비수로 기용했다. 평가전 결과만 보면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윤덕여 감독은 2실점 하자 수비수 정영아를 투입하고 대신 조소현을 원래 자리인 미드필드로 올렸다.

조소현이 미드필드로 올라가자 한국의 경기력도 올라왔고 후반에 공격 일변도의 경기를 해 동점까지 만들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에 안타까운 건 윤덕여 감독도 마찬가지다. 윤덕여 감독은 경기 후 "조소현은 좋은 능력이 있는 선수다. 아이슬란드 선수와 부딪혀도 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크다. 그런 선수를 수비로 써야한다는 건 손실이 크다"며 감독 본인도 아쉽다고 밝혔다.

하지만 "팀의 수비 라인 안정을 위해서다. 조소현만큼 경험 많고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가 많지 않다"며 조소현의 미드필드 기용을 밝혔다. 이내 "후반전에 원래 포지션에서 뛰었는데 경기력이 가장 좋았다"며 못내 아쉬운 기색을 내비쳤다.

함께 경기를 뛴 선수들의 생각은 어떨까? 이민아는 "조소현 선수는 정말 좋은 선수다. 어디에서 뛰어도 보면서 많이 배운다. 미드필드에서 뛰나 수비에서 뛰나 늘 팀에 도움을 주는 헌신적인 선수다. 어디에서 뛰어도 좋다"며 포지션에 상관없이 한국에 큰 힘이 된다고 했다.

함께 수비 라인에서 호흡을 맞춘 장슬기는 질문을 받고 "음…어렵네요"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장슬기는 "수비에서 조소현 선수와 같이 뛰면 제가 안정되는 게 있다. 그렇지만 팀을 위해서가 중요하다. 저의 안정보다는 팀의 안정을 위해야 한다"며 수비수로 같이 뛰면 본인에게 큰 도움이 되지만 팀을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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